3년 연속 홈런왕과 한국 프로야구 11년 만의 50홈런을 향해 달리던 박병호(28·넥센 히어로즈)가 또 '롯데의 덫'에 걸렸다.

박병호는 6일 서울시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 5타수 1안타에 그쳤다.

8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5일 목동 NC 다이노스전까지 3경기 연속 아치를 그리며 총 6개의 홈런을 쳤던 박병호는 롯데 투수진에 막혀 연속 홈런 행진이 끊겼다. 시즌 홈런 수도 46개에 머물렀다.

박병호는 1회말 2사 1루에서 장원준에게 삼진을 당했다.

4회에는 좌중간으로 뜬공을 보냈지만 타구가 멀리 뻗지 않아 좌익수에게 걸렸다.

5회 우완 불펜 이정민에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박병호는 7회 좌전 안타를 쳐냈다.

박병호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롯데 우완 김승회를 상대해 좌중간으로 타구를 보냈지만 이번에도 공은 펜스를 넘지 않고, 좌익수 글러브에 들어갔다.

박병호는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 프로야구 최고 거포다. 하지만 올해 롯데만 만나면 고개를 숙였다.

박병호의 롯데전 성적은 6일 경기를 포함해 13경기 49타수 8안타(0.163) 1홈런 4타점이다.

박병호는 8개 구단 중 6개 구단을 상대로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고, NC를 상대로도 0.271의 준수한 타율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롯데전에서만 1할대의 타율에 그치고 있다.

박병호 특유의 장타력도 롯데만 만나면 뚝 떨어진다. 박병호는 8월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송승준을 상대로 한 개의 아치를 그렸을 뿐, 이 경기 전후로는 롯데전에서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전 10개, NC전 9개, 삼성전 7개, 한화 이글스·KIA 타이거즈·LG 트윈스전 각각 5개, SK 와이번스전에서 4개의 홈런을 기록한 것과 무척 대조되는 성적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롯데가 박병호를 철저하게 분석한 것 같다"며 "박병호를 의식한 볼 배합을 하고, 마침 박병호를 상대한 롯데 투수들의 제구도 잘 됐다. 롯데와 '합'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롯데전 성적을 의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롯데의 덫에서 벗어나면 2003년 이승엽(56홈런), 심정수(53홈런) 이후 명맥이 끊긴 한 시즌 50홈런 달성이 한결 수월해진다.

넥센과 롯데의 시즌 맞대결은 세 차례 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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