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가 임기 시작 82일만에 정상화가 될 전망이다. 논란이 됐던 수입 제한 쇠고기의 범위를 '광우병이 발생한 날로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않은 국가산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과 광우병 발생 국가산 특정위험물질'로 규정하되 이미 수입조건이 고시된 미국산 쇠고기의 경우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또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 및 수입 중단됐던 쇠고기 수입을 재개할 경우 국회의 심의를 받도록 했다.
어쨌든 정기 국회를 10여일밖에 안 남긴 상황에서 식물국회가 소생할 수 있게 된 것은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야의 합의 내용을 보면 이 것이 국회를82일이나 붙잡을 만한 사안이었는 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일로 그렇게 국회를 내팽겨쳤다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숱한 주요 현안들을 어떻게 처리해나갈 것인가. 그 때마다 또 국회 문을 닫고 기싸움을 벌이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이제부터 처리해야 할 일들도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다음주에 상임위원회를 구성한 뒤 위원장을 선출하고 나면 곧바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3개 부처 장관에 대해 인사검증을 해야 하고, 추경예산과 이를 집행하기 위한 부수 법안도 처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과 중소기업을 위해 과감한 제도개선 등 민생대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정기국회를 코앞에 두고 국회의원들의 준비가 소홀해 부실국회가 될 지 모른다는 걱정도 크다.
국정감사를 위해서는 최소한 1∼2개월의 준비가 필요한 데 현재는 상임위 배정이 확정되지 않아 소관부서의 업무 파악도 못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출발이 80여일 늦은 만큼 허송세월해서는 안된다. 이념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미루고 서민의 입장에서 국정을 챙기는 국회가 돼야 한다. 여당은 다수당의 아량을 보이고 야당은 국정의 동반자로서 책임감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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