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외국인 환자 유치가 법제화된 이후 한국 의료산업의 글로벌화는 유치업체에 의한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관광, 병원의 해외 진출 및 병원시설과 장비의 플랜트형 수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의료인 한방의료 역시 국가 의료산업의 한 축으로써 글로벌화 추세에 편승해야 하는 당위성을 가지고 있어 해당 산업을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의학은 중국 정부에 의해 아시아 대표 의료산업화의 길을 가고 있고, 인도는 2009년 이후 연간 20만 명 이상의 외국인환자를 유치하면서 3억 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한방과 마찬가지로 중의학이나 인도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 역시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는 마찬가지이다. 아유르베다는 인도에서 5000년
 

이상 이어온 전통의학으로 하늘, 공기, 물, 불, 땅 등 5가지 요소를 결합하여 사람의 몸과 마음을 고친다는 일종의 대체의학이다.
 

인도는 타지마할과 같은 세계적인 관광명소와 묶어서 아유르베다를 세계시장에 마케팅하는데 성공하면서 선진국의 많은 경영자들이나 유명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의 한방산업은 양방산업이 세계화 바람을 타고 있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2013년도에 한국을 찾은 전체 21만 명의 외국인 환자 중 한방의료 서비스를 구매한 외국인은 1만 명 남짓이다. 그 주요한 이유는 우선, 한방의료가 상품화 전략에서 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품이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때 그 가치를 갖게 되는데, 그것의 일정 부분은 마케팅에 의해 만들어진다. 한방의료는 전통적으로 인간의 몸과 정신을 이롭게 한다는 부정할 수 없는 가치를 갖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들도 선호할 수 있는 형태로 구체화하거나 부가적인 서비스를 부가함으로써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내야 한다.
 

다음으로는 해외 인지도 문제이다. 한류의 물결은 높게 일고 있지만 한방의료를 외국인들에게 더 마케팅을 해보자는 의지나 전략은 부재하다.
 

지속적인 홍보에 의해 한국의 김치나 불고기가 외국인에게 선호되고 있는 것처럼 한방의료도 얼마든지 외국인들에게 선호될 수 있다는 자신감부터 회복하는 것이 한방의료계의 중요한 과제이다.
 

물론, 한방의료의 글로벌화가 아직 초기단계에 있긴 하지만, 중의학, 태국의 전통 맛사지, 인도의 아유르베다처럼 세계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얻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관계자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끝으로 외국인 환자의 접근성과 신뢰 확보의 문제이다.
 

한방의료는 경험의료 특성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있지 않으면 당연히 접근성과 신뢰성이 떨어진다. 근거중심의 양방의료 문화에 익숙하다면 경험중심의 한방의료에 대해서는 무의식적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외국에 진출해 있는 교민단체나 산업체 등과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류와 함께 홍보를 넓혀나가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방의료의 효과적인 홍보를 위한 특수한 커뮤니케이션 기술도 개발해야 한다.

/안상윤 건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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