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나이트클럽 화재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 3명이 화재 진압 도중 갑자기 무너져내린 건물더미에 깔려 현장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사고를 당하면 으레 등장하는 게 건물 증·건축을 둘러싼 관할 행정당국의 인허가 과정상의 문제점이다.

불이 난 건물은 1992년 11월 완공해 1999년 7월 증축된 것으로 2층과 3층을 나이트클럽으로 사용해왔으나 화재로무너진 2층 무대 위 천장과 무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 복층 부분의 재질이 목재와 스티로폼으로 짜여져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한다. 증축과정에서 무거운 조명기구까지 설치하다보니 소방수(水)에 젖으면서 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는 게 화재감식 결과다.

화재나 긴급재난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들의 순직이 잇따르는 것도 격무에 따른 근무체계와 연관이 없는지도 세심히 들여다봐야 한다. 지난 2월엔 경기도 고양시의 한 골프연습장 화재 현장에 출동했던 속칭 '나홀로 119센터'의 40대 소방관이 펌프차량을 몰고 화재를 진압하다 3층 높이의 건물에서 추락사하는 비극이 있었고, 지난달에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천에서 인명구조 작업 중 급류에 휩쓸리면서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소방관이 순직하는 사고도 있었다.

5월엔 교대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경기도 고양소방서의 20대 소방관이 갑자기 의식을 잃었으나 끝내 뇌사판정을 받은 경우도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최근10년간(1998∼2007년) 재직 중 숨진 소방공무원은 모두 204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고 일하는 소방관들임에도 그들의 근무환경이나 처우는 여전히 열악한 게 현실이다. 이런 지적에 따라 정부가 내근인력의 전진배치를 통해 근무 체계를 2교대에서 3교대로 점차 전환하는 등 부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미흡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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