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 또는 '인간은 어떠한 존재인가?'라는 약간은 철학적인 향기를 풍기는 상념에 잠기곤 한다. 나는 물론 나와 함께 호흡하는 공간에서 살아가는 타인의 정체성을 인식하기 위해 과연 인간은 어떠한 존재인가를 알아 간다는 것은 흥미진진하면서도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결코 제외시킬 수 없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합리적으로 표현하는데 익숙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아울러 타인의 의견을 듣고 수렴하는 훈련도 돼 있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사실은 대화나 타협의 기술이 부족한 이유로써 바로 인간관계나 대인관계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적 동물(social animal)'로서 인간관계가 필요하고, 인간관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인간관계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대인관계에서 말할 때나 행동을 할 때 나는 무엇을, 왜, 어떻게 그러한 방법으로 행동하고 있는 가에 대해 잘 모르는 성향이 농후하다. 예를 들면, 지금 함께 있는 상대방에게 왜 화를 내야하며 불안감이나 긴장감을 느껴야 하는가, 상대방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아니면 상대방의 요구를 거절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어떤 특정한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이와 같은 나의 언행이 상대방에게는 어떠한 영향과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등에 대해 인지를 잘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요인들 때문에 상대방으로부터 본의 아니게 오해를 유발시켜 건전한 대인관계를 무너뜨리고 마는 것같다. 따라서 타인들과 인간관계 또는 대인관계를 할 때 양측의 상호작용에서 개선해야 할 무언인가가 있음을 깨닫고 관계개선에 필요한 기법들, 예를 들어서, 적절한 의사소통이나 몸동작 등을 배우고 터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관계 개선에 대한 방법들을 기본으로 나 또는 상대방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수용함과 동시에 현재 있는 그대로의 참모습을 상대방에게 개방할 수 있는 성실한 태도와 수용능력을 배양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산뜻하고 건전한 인간관계를 발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요즘처럼 오해와 불신 그리고 폭력이 난무한 사회에서는 인간관계 개선에 대한 방법들을 배워야 할 훈련이 필요하다. 훈련이란 지식과 기법을 습득하고 그 후에는 지식과 기법을 활용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건전하고 온화한 인간관계에 적응하기 위해서 우리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올바른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생활 속에서 서로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훈훈한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인간관계에서의 삶이라는 지혜를 터득하게 될 것이다.

/박기태 건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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