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임창우의 골이 터지자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충청일보] 임창우(22·대전 시티즌)가 써내려간 임대 신화의 절정은 다름 아닌 한국 축구 28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임창우는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연장전 종료 직전 통렬한 결승골을 꽂아넣어 1-0 승리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수도 없이 북한 문전을 두드렸으나 상대 선수들의 끈질긴 수비에 골을 뽑지 못하고 애꿎은 땅만 치던 연장 후반전이었다.

15분은 다 지나갔고 부심이 전광판으로 알린 추가시간은 불과 1분. 모두가 승부차기를 예상하던 순간 김승대(포항 스틸러스)가 마지막 코너킥을 차게 됐다.

김승대의 코너킥은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의 발에 얹혀 골대로 향했으나 북한 수비수가 골라인 위에서 걷어냈다.

임창우는 골지역 오른쪽에서 흘러나오던 공을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대에 꽂았다.

한국 축구에 28년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기는 골로 자신이 성인 무대에서 겪었던 설움을 완벽하게 털어버린 것이다.

오른쪽 풀백인 임창우는 이번 대표 선수 20명 가운데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서 뛰는 유일한 선수다.

▲ 임창우 '내가 넣었어'

각급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되며 어린 시절부터 유망주로 손꼽혔던 그는 2011시즌 청운의 꿈을 품고 K리그 클래식의 명문 울산 현대에 입단했다.

그러나 국가대표 이용에게 밀려 4시즌간 6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는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임창우는 올시즌을 앞두고 2부리그 대전으로의 임대 이적이라는 결단을 내린다. 꾸준한 출전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과감한 판단이었다.

이는 결국 전화위복이 됐다. 임창우는 올시즌 대전에서 22경기를 뛰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대전은 임창우의 든든한 수비와 과감한 오버래핑에 힘입어 독보적인 리그 1위로 올라섰다.

현재 K리그 클래식이나 해외 리그에서 뛰는 23세 이하 오른쪽 풀백 자원은 전무하다.

이광종 감독은 한때 이용의 와일드카드 발탁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국 챌린지에서 꾸준하게 활약하던 임창우를 선택했고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