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환, 경기를 끝내는 적시타

[충청일보] 오지환(24)이 긴 승부에 점을 찍었다.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경기는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순간까지 주인공을 알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초반에는 2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에 도전하는 LG 선발 류제국과 올 시즌 유난히 LG를 상대로 강했던 넥센 선발 오재영의 호투가 4회까지 이어졌다.

투수전으로 흐르는가 싶던 경기는 5회 들어 양팀이 나란히 3점씩 치고받으며 타격전의 양상을 띠었다. 

6회에 한 점을 더 낸 LG가 9회초 1사까지 리드를 지켜 그대로 승리하는가 싶더니 넥센 대타 윤석민이 LG 마무리 봉중근을 상대로 천금 같은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9회말로 몰고 갔다. 

넥센 벤치는 필승 계투조 조상우·한현희에 이어 3-4로 끌려가던 8회 1사부터 아예 마무리 손승락을 등판시켜 절대 이 경기를 그냥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터였다. 

▲ 오지환 끝내기 안타, LG 5-4 승

경기를 끝내려고 마무리 투수를 올린 상태에서 동점을 허용한 LG는 분명히 기세에서 밀리고 있었다. 

더구나 10회초까지 경기가 진행된다면 넥센은 3∼5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차례였다. 

올 시즌 홈런 1·2위를 달리는 박병호·강정호 콤비를 연장 승부에서 상대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싫은 일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걱정을 오지환이 '기우'로 만들어버렸다.

LG는 큰 부담을 안고 임한 9회말 공격에서 1사 이후 현재윤이 좌익 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날려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9회말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은 손승락의 1구 볼을 걸러낸 다음 2구를 통타, 넥센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개인 통산 4호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냈다. 

현재윤이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할 때 LG 벤치의 선수들은 이미 그라운드로 나와 현재윤과 결승타의 주인공 오지환을 반기고 있었다.

이날 오지환의 끝내기는 그 의미가 적지않았다.

앞서 5위 SK 와이번스가 최하위 한화를 6-3으로 격파한 직후였기에 만약 LG가 이날 패한다면 두 팀 간 격차는 0.5경기로 줄어들어 4강 다툼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오지환 덕분에 LG는 SK와의 격차를 1.5경기로 유지하면서 4강 안정권에 머무를 수 있었다. 

또한 넥센과의 시즌 최종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하게 된 LG는 포스트시즌에서 만날지도 모르는 넥센을 상대로 자신감을 기르는 소득도 얻었다.

오지환은 경기 후 "내가 못 치더라도 다음 타자들이 해줄 것으로 믿었기에 적극적으로 타격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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