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조차 올바른 처방 몰라‥병원 찾을 땐 이미 마비 시작

< 뇌졸증이 초래하는 증상>

- 안면마비 : 우측 또는 좌측 한쪽만 마비
- 발음장애 : 발음이 어눌해 짐
- 의식장애 : 매우 심한 뇌졸증일때 발생
- 감각장애 : 자극을 가해도 느끼지 못함



미국 사망원인의 3위 차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응급의학 전문의로 일하는 다이애나 파이트(53).

그녀는 5년 전부터 혈압이 위험할 정도로 높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200/120㎜hg이라는 수치가 자신의 실제 혈압을 나타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자신이 혈압약을 먹기에는 아직 젊다고 생각해 약 복용마저 미뤘다.

그녀는 작년 6월7일 운전 중 오른쪽 몸에서 갑자기 기운이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착각이라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운전대를 잡은 오른손은 물론액셀러레이터에 얹은 오른발까지 감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가까스로 왼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왼발로 오른발을 밀어내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었지만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911에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애를 먹었다.

그녀는 당시 자동차 거울에 비친 자신의 오른쪽 얼굴이 마비로 굳어 끔찍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지난해 파이트처럼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수는 70만명에 달하며 3∼4명 가운데 1명은 병원에 입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뇌졸중은 미국에서 심장질환과 암에 이어 사망 원인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매년 15만명이 뇌졸중으로 사망하며 영구적 장애를 입은 사람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로 인한 직·간접 비용도 327억달러에 달한다고 미국뇌졸중협회(asa)는 밝혔다. 문제는 뇌졸중 증세를 보이는 환자의 상당수가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힘든 응급의에게 검사를 받는다는 것이다.

신문은 특히 응급의들이 혈전용해제(tpa)를 적절히 처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96년 처음 선보인 tpa는 뇌손상 방지에 효능을 나타낸 유일한 약으로 뇌졸중 환자의 절반 이상이 효과를 누렸으나 실제 이 약을 처방받은 환자는 전체의 3∼4%에 불과하다.

환자들이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것도 치료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뇌졸중은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인 아침 일찍 주로 발생해 증세가 나타났을 때는 한 쪽이 마비되거나 말할 수가 없어 도움을 청하기 어렵다.

혈압관리만 잘해도 예방 가능

팔이나 다리에서 힘이 빠지는 증상이 뇌졸중으로 인해 생겨났는지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이유라고 국립신경장애·뇌졸중연구소(ninds)의 스티븐 워러치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증세의 원인은 여러가지"라면서 "신경손상이나 뇌종양은 물론 어떤 경우에는 편두통으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뇌졸중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4분의 1은 다른 질환으로 판명됐다.

자기공명영상(mri) 장치가 충분하지 못한 것도 뇌졸중 환자의 치료를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실시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뇌졸중 진단시 mri가 단층촬영(ct)보다 5배이상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응급실에 mri를 설치하고 mri 기술자를 채용할 여력이 안된다는게 병원들의 하소연이다.

전문가들은 혈압 관리만 잘 해도 뇌졸중이 발생하지 않을수 있지만, 대다수가 약 복용을 잊어버리거나 차일피일 미루면서 문제가 커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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