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새풀 천지 오서산의 가을

[충청일보] 가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새빨간 단풍 못지않게 고고하게 흔들리는 은빛 억새는 가을날의 진객이다.

그러나 멋진 곳은 영락없이 사람들로 붐비게 마련이다. '힐링'하러 갔다가 '킬링'이 되기 십상이다.

사진처럼 멋진 억새 트레킹 코스를 즐기는 방법은 없을까. 바로 남들보다 약간 늦게 하산하거나 일찍 산을 오르면 된다.

남들보다 멋진 경치를 보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여행의 고수들만 아는 억새 명소를 소개한다.

산 아래는 빨간 단풍이, 정상에는 금빛 억새가 펼쳐진 해발 923m의 명성산. 이곳을 찾아야 할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왕건에게 쫓기던 궁예가 망국의 슬픔을 안고 산기슭에서 터뜨린 통곡이 온 산을 울렸다는 곳이다. 울음산을 한자로 표기해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는 끝이 났지만 진정한 억새의 향연은 지금부터다. 느지막이 올라갔다가 환상적인 일몰과 함께 억새 구경을 한 뒤 천천히 내려오면 좋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아무도 없는 정원에서 나만의 풍경을 구경하고 오자.

어린아이를 동행하고도 오르는 데 그리 어렵지 않고 길을 따라 비선폭포, 등룡폭포 등을 볼 수 있어 심심하지 않다.

◇ 중부권 = 오서산

해발 791m로 서해안에서 가장 높은 충남 보령시의 오서산은 바다와 산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오서산은 완만한 능선에 넓게 펼쳐져 있어 한꺼번에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노을이 지는 저녁에는 금빛 물결로 찬란한 억새와 서해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충남 보령시 청소면 성연리 ☎ 041-930-3520, 930-4542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