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에서 덤벙거린 세월이 짧지는 않은데, 둘이서 꼭 잡은 손이 저렇게 애절해 보이면서도 강한 전율을 느끼긴 처음이다. 아름답다는 말보다 더 좋은 표현을 하고 싶다.

손과 손 사이에 흐르는 간절함, 두 분의 눈동자엔 떨어질까 불안한 옅은 공포감마저 서려있다. 부러웠다.

한 번도 저토록 간절하게 누군가의 손을 잡아 본 적이 없는 내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문득 미안한 생각에 얼른 손녀의 손을 잡았다.

가족이 모여서 외식을 하고 영화관에 갔다가 끝나고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나오자 혼잡했다.

그때 둘이서 손을 꼭 잡고 바삐 움직이는 노부부를 봤다. 밤이 이슥하도록 꼭 잡은 두 손이 영상을 보듯 선명하게 나타난다. 그이에게 하도 미안해서 다시 내 손을 꺼내놓고 미워하고 있다.

무에 그리도 대단한 손이라고 한 번도 응해주지 못하고 뿌리치기만 했던가. 슬그머니 내 손을 잡으려 하면 톡톡 뿌리쳤으니 그때마다 그이의 마음이 어땠을까.

이러고도 젊은이들께 스킨십의 중요성을 논하며 가르쳤으니 새삼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그분들이 잡은 손은 그냥 손이 아니다. 은근히 질기고 깊은 정, 바로 정 다발이다.

단순히 붐비는 사람들 때문이라기보다는 오랜 세월 잡아온 익숙함이 배어있는 듯 했다. 함께 살지만 딱딱 맞지 않을 때가 있다.

그때마다 손부터 맞추기 시작하면 따라서 마음도 상통하게 된다는 이치를 진즉 깨우쳤으면 후회 없는 자기경영을 했을 터다. 손도 자꾸 잡아야 어색하지 않은 것을 왜 몰랐을까. 물리고 싶다.

 /오계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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