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연초보다 25% 상승…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도 14% 줄어

러' 루블화 가치 사상 최저치 하락…경제위기 우려 고조(종합)

환율 연초보다 25% 상승…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도 14% 줄어

[충청일보]  러시아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가 24일(현지시간) 다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루블화 가치는 최근 들어 지속적 하락세를 이어가며 최저 기록을 잇달아 갱신하고 있다.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전날 종가보다 29코페이카(루블화 아래 단위)가 오른 42.005루블을 기록했다. 심리적 경계선인 42루블 선을 건너뛰며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유로 대비 루블화 환율도 전날보다 30코페이카나 오른 53.1 루블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루블화 환율은 연초보다 약 25%가 상승했다. 금융계에선 환율이 20% 이상 오르면 위기로 간주한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연초부터 환율 방어를 위해 투입한 외화는 660억 달러에 이른다. 이달 들어서만 160억 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외화보유액은 연초 대비 14%나 줄었다. 올해 1월 5천95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17일 현재 4천438억 달러로 감소했다.

하지만, 속절없이 치솟는 루블화 환율의 고공행진을 멈추기엔 역부족이다.

이날 루블화 환율이 급등한 데는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으로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큰 영향을 미쳤다.

S&P는 현재 BBB로 투자 적격 수준에 머물고 있는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 수준인 BB+로 두 단계 내릴 것으로 관측됐다.

또 다른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지난 17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한 단계 내린 바 있다.

지속적 루블화 약세는 지난 3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혼란 사태와 이와 관련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 미국 달러화 강세, 국제 유가 하락세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7월 이후 루블화 약세는 국제 유가 하락이 주요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때문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계속 유지되고 저유가 현상이 지속할 가능성이 커 루블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모스크바 금융권에선 연말까지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이 45루블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내년으로 예정된 러시아 정부의 완전 자유변동환율제 도입도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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