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근 감독, 한화 사령탑으로 프로야구 복귀

[충청일보] 소문만 무성하던 '야신' 김성근(72) 감독의 행선지는 결국 한화였다.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는 팬들은 간절히 김성근 감독의 부임을 원했고, 그 바람은 현실이 됐다.  

김 감독은 25일 한화 이글스와 계약, 독수리호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2011년 8월 18일 SK 와이번스에서 경질돼 1군 무대를 떠난 후 3년 3개월 만의 복귀다. 

올 시즌 종료 후 다수의 프로야구 구단이 감독 교체를 예고하면서, 김 감독의 거취는 줄곧 '태풍의 눈'이 돼 왔다. 

정작 본인은 조용했지만, 주변에서는 김 감독의 행선지를 두고 하마평이 무성했다. 

그 가운데에는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한화 역시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화가 김성근 감독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건 24일부터다.  

올 시즌 종료 직전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해체를 선언하고, 한화를 2년 동안 이끌던 김응용 감독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한화의 김성근 감독 영입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이는 소문에 불과했다. 김성근 감독이 수차례 밝힌 것처럼 10월 23일까지 그에게 감독직을 제안한 구단은 없었다.  

김 감독과 한화를 포함한 몇몇 구단 관계자가 통화를 하긴 했다. 하지만 이는 김 감독이 원더스에 남아 훈련중인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프로행을 돕기 위한 대화였다. 

김 감독은 '감독 선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단장·사장과는 통화하지 않았고, 실무진과만 연락을 주고받았다. 사령탑 선임 문제가 오갈 수 없는 대화였다.

"감독직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이 없다"는 김 감독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한화팬들이 "김성근 감독을 한화의 10대 사령탑으로 모시자"고 인터넷 청원을 하고, 서울시 종로구 한화 본사 앞에서 1인 시위까지 하는 등 구단과 모기업에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화가 24일 오후 김 감독에게 "만나서 의견을 듣고 싶다"고 연락을 취했고, 다음 날 정승진 사장과 김 감독이 만났다.  

정 사장과 만나기 전 김성근 감독은 "나를 좋게 봐주신 팬들께 고맙다"면서도 "하지만 사령탑을 선임하는 건 구단이다. 여론이 만들어낸 감독이라는 평가는 정말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제는 한화가 김성근 감독을 모시려는 이유가 '팬의 여론'이 아니라 '팀의 체질개선을 위해 필요하다'고 합리적인 이유를 설명할 차례였다.

이런 이유를 충분히 나눈 정 사장과의 면담 끝에 김 감독은 한화의 감독직을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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