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보이' 이대호와 '끝판왕' 오승환

[충청일보] 오승환(32·한신 타이거스)은 자신의 훈련이 끝난 뒤에도 좌익수 쪽에 서서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사용할 원정 더그아웃을 바라봤다.  

이대호(32·소프트뱅크)는 오승환을 발견하자마자 걸어와 손을 맞잡았다. 이후 둘은 5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26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일본시리즈 2차전이 시작하기 전 그려진 풍경이다.  

한국팬은 물론 일본팬과 취재진도 일본시리즈 사상 최초의 한국인 투타 대결을 기대한다. 하지만 둘은 "그건 우리가 결정할 수 없는, 경기 상황과 더그아웃에서 결정하는 일"이라고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 이대호와 오승환은 타국에서 승리를 위해 준비하는 동갑내기 친구일 뿐이다.  

오승환은 "어제(25일)도 대호와 이야기를 나눴지만 오늘도 대호와 인사하려고 조금 기다렸다"고 말했다.  

▲ 26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 한신 타이거스의 일본시리즈 2차전 경기. 소프트뱅크 이대호와 한신 타이거스 오승환이 경기 시작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이대호는 "승환이가 기다리고 있기에 빨리 그쪽으로 향했다"며 "승환이도 경기 준비를 해야 하고 나도 훈련 시작 직전이어서 긴 대화는 하지 못했다"고 했다.

'긴 대화'는 경기가 끝난 뒤에 이어질 예정이다.

오승환은 "오늘 경기 뒤 대호와 식사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마침 (방송인)정준하 형이 응원을 온다고 해서 승환이와 함께 만나려고 한다"고 더 구체적으로 말했다. 

둘의 승부는 그라운드 안, 경기 중에서만 펼쳐진다.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 둘은 타국 생활에 서로 힘이 되는 동료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