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관리학과 교수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근로의 부가가치가 계속 증가되어야 기업이 경쟁력을 갖는 것은 물론이고 근로자 개인에 대한 임금 지불액수도 커지고 그 결과 가정경제나 국민경제가 발전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 최근 조사에서 한국 근로자 1인당 생산성은 미국 근로자에 비해 기껏해야 41%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진정 선진국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이것을 70% 수준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
그렇다면 모자라는 30%를 채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한계이익이 큰 신제품과 기술을 개발하고 유동자산의 내실화를 도모하며 고정자산의 군살을 빼는 등 자본구조를 선진화시켜야 한다. 그렇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근로자들이 스스로 인식을 전환하여 경쟁적이 되는 것이다. 근로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주체가 바로 근로자들이기 때문이다. 조직 내부적으로 볼 때, 임금이 타협에 의해 배분되는 것이 아니라 성과의 몫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교섭력이 큰 대형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기업에서는 성과에 관계없이 협상에 의해 임금액이 결정됨으로써 임금이 성과를 높이는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힘 있는 노조가 있는 기업의 근로자들은 패턴교섭을 통하여 성과에 관계없이 고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이나 교섭력이 약한 노조의 기업체 근로자들은 수동적 임금 수령자가 되고 있다. 두 경우 모두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창의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겠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이로 인하여 사회 전반에 기형적인 임금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힘 있는 노조가 있는 기업의 근로자들은 부가가치의 향상 없이 고임금을 향유함으로써 고성과를 내기 위한 창조적 노력을 게을리 하게 되었다. 이들은 창조적 아이디어와 선진화된 작업방법을 동원하여 고성과를 도출하고 그것으로부터 고임금을 유도하기보다는 노조의 힘을 동원하여 경영진을 압박함으로써 최대한 많은 양보를 얻어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심지어는 불경기에 고임금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업체에게 납품가 인하를 요구하기도 한다.
불행하게도 이들은 관성의 법칙에 의해 스스로 부가가치를 향상시키는 방법조차 잊어버리게 되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의 임금을 받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아무리 해도 안 된다는 체념상태에서 고성과를 내기 위한 방향과 동력을 상실했다. 기업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초우량기업이 되고자 하는 기업들은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임금이 성과의 동인이 되도록 해야 한다. 즉, 기업은 임금을 결과적으로 나타난 성과를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높이기 위한 동기유발의 수단이라는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임금이 결코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오늘날 근로자들의 욕구수준이 높아진 상태에서 저임금으로는 고부가가치 고생산성을 추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에서 성과급 임금제를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 차이가 미미하여 근로자들이 경쟁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
적은 차이로 임금을 받는 게으른 근로자들은 끊임없는 자기개발을 통해 고성과를 내는 동료들을 오히려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것을 극복하고 기업이나 근로자들이 공동 번영하고자 한다면 강도 높은 내부경쟁을 제도화해야 한다. 즉, 능력과 성과 기준에 의해 적극적으로 임금 격차를 크게 함으로써 충분한 자극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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