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의 발달은 우리에게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트이게 해줌과 동시에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는 이로움 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우리는 어떤 현상들의 결과에만 익숙해진 나머지 마음 깊은 곳에 내재해 있는 많은 것들을 망각하고 살아가는 성향이 농후하다.

아마도 이러한 사실은 벌어진 일에 대한 동기나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중요하게 염두 해두는 '조급증 강박관념'에서 비롯되는 현상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급증 강박관념은 우리가 어떠한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서 빨리빨리 해야 하고 짧은 시간 내에 그 결과물을 산출해야하기 때문에 호기심의 결핍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런고로 정작 느껴야할 것은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올바른 판단을 흐리게 만들어 우리의 성장이 둔화되고 에너지만 낭비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심리학자 티모시 월슨은 우리가 1초에 받아들이는 정보가 1100만 개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이것들 중에서 의식적으로 처리되는 것은 겨우 40여개 일뿐, 나머지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이 처리한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적응 무의식'으로써 호기심의 결핍이라고 생각해 봄직 하다. 그렇다면 이런 적응 무의식을 창의적이고 긍정적으로 바꿔 사회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 우리가 가진 최고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호기심일 것이다. 모르는 것에 궁금증을 부여하고 아는 것은 되짚어 생각하며 안해 본 것에는 과감한 도전과 해 봤던 것에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들이 역동적인 삶의 바탕이 되는 호기심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호기심은 '몰라도 되는 것'에 대한 불순한 관심이 아니라 우리가 소유한 의욕이고 세상을 향한 건전하고도 올바른 도전이며 자신에게 부여하는 최고의 원동력으로써 어떤 유산보다도 더 값어치 있는 것이다. 호기심은 강요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호기심은 스스로 느끼는 재미에서 싹이 튼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의 꿈을 실현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이것저것 경험해 보는 것들이 어쩌면 인생이란 호기심을 구현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조급증 강박관념에서 비롯되는 적응 무의식을 본의 아니게 행할지라도 절대로 무관심이나 게으름과 절대로 친해져서는 안 된다.

무관심은 호기심을 숨어 버리게 하는 것이며 게으름은 호기심을 해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 가을이다. 모든 만물이 지난날들의 역경과 고난을 딛고서 저마다 풍요로운 결실을 맺어 그것에 감사를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우리도 이 계절의 풍요로움을 느끼면서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날들의 넉넉함을 만끽하기 위해서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가 말한 것처럼 '의식은 정신이라는 빙산의 일부분'이라는 구절을 거울삼아 호기심을 양껏 발휘해 창의적이며 보람된 삶을 꿈꿔 보는 것은 어떨 런지….

/박기태 건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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