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값으로 얼마를 '치루면' 되나요?
 우리가 여행을 끝마치고 숙소에서 나오면서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런데 주워 할 돈을 주는 과정에서 '치루다'와 '치르다'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이는 드물다.
 '지불하다'의 의미로 쓸 경우에 '치르다'가 올바른 표현이다.
 '치르다'는 또 '무슨 일을 겪어 내다'라는 의미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치루다'가 아닌 '시험을 치르다'로 써야 올바른 표현이다.
 '치르다'는 '치르고, 치르니, 치러서' 등과 같이 '으'불규칙 활용을 하는 말이다. 이 말은 어미 '-어'가 올 때, '-으'가 탈락해 흔히 '-러'로 발음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 공인회계사 합격은 따 놓은(?) 당상이다.
 시험을 본 후에 결과에 자신감이 있을 경우, '합격은 따 놓은 당상이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이 때 '합격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다. 이 말은 '당상관 벼슬을 떼어서 따로 놓았다'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떼어'는 용언 '떼다'의 어간 '떼'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를 합한 말이며, '놓은'은 용언 '놓다'의 어간 '놓-'에 관형사형 전성어미 '-ㄴ'을 결합한 말이다. 이 두 개의 단어가 이어지면서 '떼어 놓은'이 된 것이다.
 여기서 '떼다'와 '놓다'는 본용언과 보조용언의 관계로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나 붙여 쓰는 것도 허용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놓은'은 '논'이라고 줄여서 쓸 수는 있지만, 표기의 정석은 아니므로, 쓰지 않는 것이 옳다.
  /청주대학교 국어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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