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재훈교수

지리학적으로나 역사문화적으로 극동 3개국인 중국·한국·일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곧잘 비교되기도 한다.
서로의 생김새에서부터 사고 그리고 생활습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여기에는 몇 가지의 비교의 특징이 존재한다.
우선 3개국은 큰 틀에서 동질성을 가진다. 오랜기간의 교류와 간섭의 역사에서 나타나듯이 동양적 특성을 총체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서로간 흐름이 존재한다. 대륙에서 반도를 거쳐 섬으로 전달되는 지형학적 속성을 바탕으로 문화나 사회의 전이 과정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들간에는 상호성을 가진다.
교류의 용이성으로 인해 기본적 바탕위에 각기 차별성을 가지기 위한 노력은 상대에는 존재하지 않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3개국은 도시적 측면에서도 앞서 언급한 특성을 바탕으로 각기 새로운 모습으로 정주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부분에서 샌드위치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 양극화된 두 나라의 도시모습 속에서 새로운 특성을 가질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얼마전의 올림픽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급속한 도시팽창과 규모중심의 개발을 가장 큰 도시구성의 기조로 삼고 있다.
일단 거대한 인구와 토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여타 지역과 다른 스케일을 가지고 있을 뿐 만아니라 정치적 기반에 의한 집약적 노동력 때문에 신속한 도시변모를 꾀하고 있다.
신속하고 대규모 개발의 단적인 사례로 상해시의 경우 과거 10년동안 푸둥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3000여개의 마천루가 개발된 것만을 보도라도 쉽게 개발의 규모와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도시기반시설의 조성 역시 대륙의 기질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가로망구축은 주간선도로의 경우 100m가 넘는 규모로 조성하면서 차량이동종류에 따라 공간적으로 분리하고 있다.
일반차량과 대중교통수단, 그리고 자전거도로의 분리된 공간은 어느 도시이던 기본적으로 찾아볼 수가 있고 가로변의 대규모 가로공원을 통한 공공공간을 확보하여 도시의 활기찬 중심이동축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고가도로, 교량, 지하도등 공공시설물의 경우도 규모와 함께 디자인적 개념이 반영되어 예전에 우리가 이야기 하던 후진국의 모습은 탈피하고 있다.
특히 어느 도시이든 야간경관을 위한 도시계획이나 설계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어 낮과 밤 하루종일 눈을 즐겁게 하던 도시로 채워져가고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도시기반시설은 이미 갖추어진 상태이긴 하지만 항상 새로운 개념과 공간시설을 만들어 가고 있다. 최초의 인공섬 도시, 움직이는 건물, 생태건축물 등 내부지향적이고 완성도가 높은 도시공간과 시설로 가득차 있다.
특히 한국에서도 도시개발의 중요한 개념인 도시재생사례의 경우 단순히 새로운 기능회복을 위한 노력이 아니라 상호연관되는 공간시설을 유기적 형태속에 디자인적 해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최첨단시설에서도 어김없이 전통적 문양이나 설계모티브로 활용하여 문화의 정체성으로 연결시키는 노력은 섬뜩할 정도로 탄복을 자아내고 있다.
여기에 제도적으로 철저한 관리시스템은 도시공간과 시설을 항상 원래의 모습으로 간직하게 할 뿐 만아니라 시간의 흐름까지 녹아들어 점점 강한 장소의 향기와 의미가 나타나고 있다.
대도시와 중소도시 할 것 없이 청결함과 주민간의 협정, 그리고 관리자의 섬세함으로 정주환경의 모범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경우 이러한 두 나라의 도시와 다른 차별성이 있는지에 대해 깊게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도시나 장소로서 중국의 상징성과 백년대개를 위한 기반시설조성을 위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개념을 구조적 미를 바탕으로 하고 섬세한 관리를 통한 도시의 유지관리적 측면에 대한 고려를 과연 우리는 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과 함께 우리 도시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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