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6세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당뇨 외에 유전적으로 고 김일성 주석의 사인이었던 심장계통의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의 건강을 둘러싼 각종 추측이 난무했던 게 어제 오늘의 상황은 아니다. 의료선진국의 전문의료진으로부터 검진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화 됐으며, 작년 5월에는 심근경색증으로 독일 의료진으로부터 바이패스(관상동맥 우회)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2차 남북정상회담 때는 이전과 달리 수척하고 노쇠한 모습을 보였으나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뻗치고 있을 필요가 없죠" 라고 건강 이상설을 부인하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전에도 정권 창건 기념식때마다 꼬박꼬박 단상에 등장했던 김 위원장이고, 올해는 정권 창립 60주년인 만큼 사열과 열병식 등을 통해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을 기회였는 데도 신변이상이 그를 주저앉힌 것이다.

특히 경제난과 식량난등으로 90년대의 '고난의 행군'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 속에 주민들의 동요를 달래고 대내 결속을 다져야 하는 시기인지라 그의 불참은 갖가지 추측을 낳고 있다.

그의 건강이상설이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권력세습과 군부통치, 집단지도 체제 중 그 어느 쪽이건 후계구도가 미처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작스런 변고가 생길 경우 북한 사회의 내부적인 대혼란은 물론 그 여파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 때문이다.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더 나아가 동북아 정세의 안정과도 직결된 만큼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은 6자회담 참가국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세습으로 갈 경우 김 위원장의 세 아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군부통치 또는 당·군 수뇌부로 이뤄진 집단지도체제 등 몇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차분하되 신속하고도 정확한 상황 관리로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