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엘리베이터 증축 공사 현장서 실족 추정
-주민들 ‘위험하다’ 조치요구에 각목 두 개가 전부

▲ 26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상가 건물에서 80대 할머니가 엘리베이터 중축 공장 현장에서 추락해 숨졌다. 경찰이 사건 현장을 감식 중이다.

[충청일보 신정훈 기자]  안전불감증 대한민국, 또다시 안전 불감증으로 80대 할머니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오후 8시27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상가건물 3층에서 이 상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 L씨(89‧여)가 지하 1층으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목격자는 “승강기 공사현장 지하 바닥에 사람이 추락해 숨져있는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사고 건물은 10여일 전부터 상가 내 엘리베이터 증축을 위해 엘리베이터 타워를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번 사고는 각 층별 엘리베이터 입구를 만들기 위해 개방해놓은 공간으로 할머니가 추락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할머니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입구에는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이 각목 2개가 끼어져 있는 것이 전부였다.

▲ 26일 오후 80대 할머니가 추락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3층 엘리베이터 출입구 공사 현장. 사고 현장은 각목 2개와 합판 한 장이 안전조치의 전부였다.

이 아파트는 40여세대가 거주 중이며 관리인도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C씨(68)는 “주민들이 공사관계자와 건물주에게 안전 조치를 취할 것을 계속 요구 해왔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초등학교 1학년과 유치원에 다니는 손주들이 추락위험성이 있어 직접 합판을 구해다 가로막아 놓았다”고 관계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사건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위험성을 느껴 그토록 안전조치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각목 2개를 가로로 끼워 넣은 것이 전부”라며 “이번 사고는 주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한 공사관계자와 건물주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관계자들을 상대로 과실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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