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지난 2010년 중반부터 시작한 페이스북 활동을 요즘은 거의 하고 있지 않다.
 

페이스북에서 글을 올리는 내용은 대개 가족이나 지인들과 멋진 식사를 즐기는 사진, 국내·외 멋진 관광지를 다니며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자신의 가족에게 일어난 일중 좋은 일들로 축하를 받거나 '좋아요' 클릭을 받고 싶은 내용들이다.
 

몇 년 만에 처음 가보는 여행이거나 일 년에 몇 번 밖에 일어나지 않는 행사라 할지라도 올라오는 게시물을 보는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지인들은 모두 항상 그렇게 행복한 모습으로 살기만 하는 듯이 보인다.
 

그러면서 자신의 인생만 초라해 보이고 상대적인 패배감에 우울 감을 느끼거나 심하면 좌절감까지도 느끼게 된다.
 

혹시 내가 올린 글이나 사진으로 인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지인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나 또한 지인들의 화려하고 자랑스러운 인생을 지켜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인간관계의 확장에 목말라하며 SNS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에서 인간관계와 관련된 던반숫자라는 재미있는 지표가 있다.
 

던반숫자는 한 사람이 의미 있는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타인이 최대 몇 명인가를 보여준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150에서 200사이라고 한다.
 

던반숫자는 고대 로마시대로부터 오늘날의 군대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전투 집단에 속해 있는 병사의 수와 비슷하며, 작은 마을 주민수와도 비슷하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SNS 분야의 눈부신 발달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2년 현재 페이스북 친구의 평균값은 약 190명으로 던반숫자 범위에 들어간다고 한다.
 

현재 나의 페이스북 친구 숫자를 헤아려 보니 239명이다.
 

약간 평균값을 상회하기는 하지만 초창기 별 상관없는 사람의 친구요청도 무심코 받아들인 결과이니 그들의 숫자를 제한다면 나의 페이스북친구도 던반숫자의 범위에 드는 것 같다.
 

한편 아주 가까운 사람의 수를 보면 한계가 존재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든 얼굴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배우자나 절친한 친구처럼 아주 가까운 사람의 수는 극소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런 사람은 네 명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사이가 긴밀한 사람의 수가 늘어날수록 각각에 대한 친밀도의 평균치는 떨어진다.
 

예를 들어 나의 최측근이 다섯 명이라 한다면 최측근이 네 명일 때보다 다섯 명 각각에 대한 친밀도는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이다. 인간은 기울일 수 있는 주의력에 한계가 있어 주의력을 기울여야 할 대상의 수가 늘어나면 한정된 주의력을 더 많은 사람에게 분배해야하기 때문이다.
 

무한한 능력을 가졌다는 인간의 뇌 용량이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만큼은 한정돼 있다는 걸 의미한다.
 

SNS를 이용한 인간관계 확장에 과욕을 부리기보다는 한정된 사회적 관계의 뇌 용량을 가까운 주변의 지인들을 챙기데 쓰는 것이 더욱 확실한 투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심완보 충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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