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9일은 독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지 25년이다. 그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11월 7일부터 9일까지 베를린 장벽을 따라 약 8000여개의 풍선이 베를린 도심을 가로질러 15km에 달하는 불빛 행열을 밝히고 기념일을 성대한 축제로 승화시켰다. 필자는 직접 독일현지에서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인터넷 방송을 통해 베를린 장벽 붕괴에 대한 지난 과거를 회상하는 남녀노소들이 그 당시 기쁨과 아픔을 회상하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

베를린 장벽은 동서진영의 냉전시대를 상징하는 것이며, 동구 사회주의와 서구 자본주의의 동시에 독일국민의 시대적 아픔을 느끼게 하는 동족간의 분단을 상징하고 있다. 또한 모든 독일국민들이 오랫동안 숙원했던 통일이라는 큰 꿈을 이루었고, 유럽에서는 정치․경제적인 측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독일정부는 거대 주변강대국을 설득해 독일통일을 이루었고, 유럽통합과 함께 동서간의 냉전종식과 구소련연방을 해체하는데 많은 역할을 하였다.

반면에 독일국민들은 통일의 기쁨과 함께 내부적인 갈등, 즉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된 동서독 간 빈부의 격차, 지역경제 불균형, 열등감 등을 해결해야 하는 새로운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된 독일은 정치‧경제적인 영역에서 유럽 국가의 핵심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베를린 장벽의 붕괴에 따른 동서유럽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군사적 변화는 새로운 도전과 미래를 설계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최근 독일 한스자이델재단 베른하르트 셀리거(B. Seliger) 대표는 독일과 한국의 차이점, 즉 동서독에 비해 남북한의 경제적 격차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영토분쟁 및 과거사 문제 등으로 독일통일만큼 한반도 통일에 주변정세가 긍정적이지 않다고 보았다. 또한 한국은 옛 동서독 지역의 경제, 문화적 격차를 줄이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했다는 것을 알고 독일식 통일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남북통일을 위해서 어떤 준비를 했는지, 또한 각 부처도 통일을 대비해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아직도 늦지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갑작스런 북한붕괴를 대비해 철저한 준비와 매뉴얼을 만들어 지속 가능한 통일조국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독일통일을 교훈삼아 우리에 맞는 새로운 모델과 주변국에 대한 설득 및 신뢰를 쌓는데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의 분단조국은 언제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언제쯤 우리에게도 독일처럼 기쁨과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을까? 2014년 11월 9일 25주년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의 기념축제를 바라보면서... 우리도 분단된 국가에서 통일이 되어 대결국면이 없는 영원한 평화의 길이 오길 기대해 본다.

 

▲ 한형서 교수(중원대 인문사회과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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