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활을 잘 쏘는 사람이 밤길을 가다가 호랑이를 만났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눈에 불을 켜고 있는 호랑이를 대하자 온몸의 털이 모두 곤두섰지만 순간적으로 그는 일념(一念)속에 빠져 들었다.


 '죽어서는 안 된다. 저놈에게 잡혀 먹힐 수는 없다.' 그는 화살을 활에 메겨 활시위를 당겼다. '팍'하고 꽂히는 소리가 들려 정통으로 맞힌 줄 알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화살을 맞은 호랑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화살을 날려 정통으로 맞혔지만 이번에도 호랑이는 그대로 앉아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활시위를 당겨 모두 세 방을 정통으로 맞혔는데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거 참 이상하다.'는 생각과 함께 주위를 둘러보니 사방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별안간 무서운 생각이 들어 걸음아 날 살려라 집으로 뛰었다.


 그 다음날 그곳으로 가서 보니 마땅히 죽어 있어야 할 호랑이는 간 곳이 없고 그 자리에는 호랑이를 꼭 닮은 바윗돌이 서 있었다.


 그리고 어젯밤 자기가 쏜 화살 세 개가 거기에 박혀있는 것이었다. "그것 참 이상하다. 어제 저녁 바위를 호랑이로 본 것은 내가 잘 못 봤다고 치더라도 어떻게 화살이 바위에 박혔을까? 내 힘이 저렇게 세단 말인가?" 그리고는 어제처럼 다시 화살을 쏴봤다.


 그러나 화살이 바위에 박히기는 커녕 바위에 부딪히는 순간 화살촉만 부러졌다.


 이것이 바로 참 마음자리에서 나오는 '사력 십 중배'의 힘이다. 이를 기도에 적용시켜 생각해 보라.
 목숨처럼 소중한 일이 있다면 어떻게 기도를 할 것인가? 참 마음자리의 영원한 생명력, 무한한 능력이 필요하다면 어떠한 자세로 기도해야 하는가? 사력(死力)을 다한 기도를 하면 된다. 죽으면 산다는 말이 있듯 사력을 다해 기도할 때 참 마음자리의 무한 능력이 분출돼 모든 소원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고 이를 응용해 옛 스님들은 불전 3000배를 수십일 또는 수백 일 동안 행하게 했던 것이다.


 이 세상의 일이란 낮과 밤의 원리와 같은 것이다. 어둠이 다하면 밝음이 오고 밞음이 다하면 어둠이 오게 돼있다. 이를 기도에 적용 시켜보면 어둠은 업장이요 밝음은 가피다. 업장이 두터워 뜻과 같이 되지 않을 때 일월(日月)과 같은 부처님의 자비에 의지해 보라. 틀림없이 어두운 것이 사라지고 밝음이 오게 돼있다.


 문제는 오직 나의 정성이니, 만약 업장이 두텁다면 사력을 다해 목숨을 걸고 기도할 필요가 있다.
 만약 지금 우리에게 비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 비상한 기도, 비상한 참회가 뒤따라야 한다. 참으로 큰일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3000배를 3일 또는 7일 나아가 21일 정도는 해야 한다.

지금 큰 일이 눈앞에 이르렀다면 크게 마음을 일으켜 부처님께 매달려 보라. 온 힘을 다해 기도하면 부처님의 밝은 가피는 나에게 이르기 마련이고 가피력이 나에게 이르면 어두운 업장이 녹아들어 모든 일이 원만하게 풀리게 돼 있는 것이다.

/운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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