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휴가내고 4일 연휴 여행객도 많아 

성탄절인 25일 비교적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도심 곳곳은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로 붐볐다.

거리의 인파는 성당과 교회에서 미사와 예배를 드린 신자와 신도들이 정오를 전후해 귀가하면서 더욱 빽빽해지는 모양새다. 

특히 명동성당이 위치한 중구 명동은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북적였다. 한껏 들뜬 시민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걸렸다. 

골목마다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가득했고 음식점과 카페 등은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할 지경이었다.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상들도 주전부리를 찾은 손님들로 호황이었다.  

명동 곳곳에선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작은 이벤트가 열렸다.

거리 한 켠에선 교회 청년 10여명이 바이올린과 플루트로 즉석에서 캐럴을 연주했고, 행인들을 포옹해 주는 '프리허그'와 어떤 고민이든 들어준다는 '프리리스닝 피켓을 든 자원봉사자들도 눈에 띄었다. 

친구 2명과 함께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째 프리허그를 하고 있다는 양희지(18)양은 "어떻게 하면 성탄절을 뜻깊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프리허그를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내와 함께 명동을 찾은 김모(54)씨는 "성탄절 기분을 내려고 오랜만에 명동에 나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구경을 못했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신촌 연세로 역시 데이트에 나선 연인들로 인산인해였다.

신촌 유플렉스 근처의 포토존에는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젊은 남녀들이 100여명에 이르러 수십m나 되는 줄이 생기기도 했다.

한 패밀리 레스토랑 직원은 "평소 주말보다 사람이 두 배 이상 많았다. 예약하지 않고 온 손님들 대부분은 왔다가 그냥 발길을 돌렸다"고 전했다.

영화관과 쇼핑몰 등 실내시설도 이용객이 많이 몰렸다.

강남 등지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아침 일찍부터 손님들이 몰려 상당수 상영관에서 저녁시간대 표가 일찌감치 매진됐다. 

잠실 롯데백화점 주변에는 주차하려는 차량이 끝없이 늘어섰고, 실내 놀이공원인 롯데월드는 평소 주말보다 손님이 오히려 많았다.

롯데 관계자는 "오후 5시 현재 가족들이 즐기는 회전목마 같은 경우 대기시간이 40분 정도인데, 이는 평소 주말보다 10~20분 정도 긴 것"이라고 말했다.

금요일인 26일 하루 휴가를 내고 성탄절부터 토, 일요일까지 4일 연휴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김포공항에서 김해행 비행기표를 끊은 회사원 이모(34·여)씨는 "조금 눈치가 보이긴 했지만 하루 휴가를 내 딸과 함께 친정에 내려가고 있다"면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원래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 아니냐"고 말했다.

김포공항에는 제주도로 3박4일 여행을 떠난다는 시민들도 다수였다.

이날 시민들이 몰린 도심 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오후 5시 현재 종로와 명동, 청담동, 이태원, 압구정, 강남, 잠실, 여의도 등지에서는 차량이 시속 15㎞ 미만으로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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