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양대 고속철도 제조사인 중궈베이처(中國北車·CNR)와 중궈난처(中國南車·CSR)가 서로 합병을 추진하기로 확정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 등이 31일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난처가 베이처를 인수하는 형식으로 합병하기로 했으며 합병을 통해 총자산 규모가 3천억 위안(약 53조 원)을 넘는 '공룡 국유기업'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두 기업은 모두 1986년 설립된 중국철도기차차량총공사에 속해 있었으나 2000년 총공사가 철도부에서 분리되면서 각각 독자적인 기업으로 갈라서 경쟁 관계에 있다가 14년 만에 다시 합치게 됐다.

합병 후 새로운 기업명은 '중궈중처'(中國中車)로 쓰기로 했으며 중국 증시와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명도 바뀐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은 중국의 고속철 수출을 비롯한 외국 진출 과정에서 두 기업이 '제살깎아먹기'식 가격 경쟁을 벌여온 폐단을 없애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고속철의 외국 진출을 추진하는 가운데 거대 기업으로서 국제적으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최대의 고속철 제조업체인 난처는 지난 8월 기준으로 외국에서 체결한 계약 규모가 35억 달러에 달하며, 84개국에 철도 관련 장비와 제품을 수출했다.

두 번째 규모인 베이처는 외국 계약 규모가 15억 3천500만 달러 수준이며, 진출한 국가는 90여 개국이나 된다.

중국은 근년 들어 기술력과 건설 운영 경험 등을 바탕으로 고속철을 비롯한 철도를 외국에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나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외국을 방문할 때마다 철도 세일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중국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은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도 철도 수출을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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