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올해 선수들에게 던진 숙제는 '100% 득점력'과 '혼'이다.

    타자들에게는 '3할 타율'과 같은 맹목적인 목표보다는 득점 기회를 살리는 능력을 주문하고, 투수들에게는 공 하나하나에 혼을 실어서 던지라는 당부다.

    양 감독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신년 하례식에서 "야수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며 "무사 또는 1사에 주자가 3루에 있을 때는 득점력 100%를 만들자"며 "이것을 숙제로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타자들은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어떤 방법을 쓰든 꼭 득점을 올리겠다는 숙제를 꼭 해결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3할 타율'에 안주하지 말라면서 "3할을 치면 모든 것을 이룬 것처럼 생각한다. 생각에 변화를 주면 3할 이상을 충분히 칠 것 같은데 (그 숫자에) 너무 목숨을 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할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머지 7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수들에게도 과제를 냈다. 양 감독은 "자신이 공을 던져서 '안타를 맞을까, 홈런을 허용할까' 등 결과를 생각하기 이전에 던지고자 하는 공에 여러분의 모든 것, 자신의 혼을 싣고 던지는 것, 그것을 주문하겠다"고 당부했다.

    양 감독은 자신을 비롯한 코치진들이 지킬 약속도 공개했다.

    그는 "코칭스태프는 시즌 중에 절대 술자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야구장에 전날 술 먹은 얼굴과 냄새를 절대로 보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양 감독은 또 선수들에게 "여러분은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출근길에 대기업 신입사원들이 워크숍을 가는 행렬을 봤다면서 "여러분은 직장인보다 훨씬 편하다. 상사 눈치를 보거나 가기 싫은 회식을 갈 필요 없이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으로서 나는 사심 없이 팀을 위해 실력 좋은 선수, 야구 잘하는 선수를 분명히 기용할 것"이라며 "잘할 것 같은 선수를 발굴하고 출장 기회를 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양 감독은 올해 한화, SK, 두산 등 전력을 보강한 팀이 많다면서 "이 세 팀은 지난해보다 더 대비하기 어려운 상대가 될 수 있다"며 "최소한 스프링캠프부터 시즌을 시작한다는 각오로 긴장감을 느끼고 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도 의례적으로 던지지 않았다.

    양 감독은 "이 인사는 복을 받을 그릇을 갖춘 사람, 복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며 "1군이나 스타 플레이어는 감독이 기회를 많이 줘서가 아니라 감독이 주는 짧은 기회를 가져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부단한 '준비'를 하라고 주문했다.

    남상건 LG 트윈스 사장은 이날 세 가지 당부를 전했다. 먼저 지난 시즌 초반에 겪은 어려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것, 또 경기 수가 늘어난 만큼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추라'는 것, 마지막으로 자생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도록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선수 육성에 힘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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