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충청일보]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매년 말 선정하는 '2014 올해의 인물' 2위에 올랐다.
 

알리바바는 중국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기업이며 지난해 9월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기업을 공개해 시가총액은 단숨에 241조6000억 원으로 뛰어 페이스북과 삼성전자를 단숨에 제쳤다.
 

이러한 실적에는 마윈이라는 1964년 중국 항주에서 태어난 탁월한 리더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직을 잘 운영하려면 한 사람만의 역량만으로는 안 되며 능력 있는 리더라도 부하의 협력이 없으면 일을 잘 해나갈 수가 없는데, 마윈이 생각하는 조직의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에 있어 재미있는 예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장과장은 뛰어난 업무실적으로 판매부의 부장으로 승진했다.
 

새로 부임해서 새로운 부서에서 성과를 내 사장의 칭찬을 받고 싶었기에 승진한 첫날부터 직원을 불러 모아 단합대회를 열어 모든 부서의 업적이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모두들 그의 발언에 동의를 했고 그의 사기는 더욱 올라갔다.
 

그는 매일 부하에게 엄격하게 요구했을 뿐 아니라 스스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런데 판매부의 업적은 상승은 커녕 오히려 하락했다.
 

그는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고 더 열심히 일을 했다.
 

몇 개월 후에도 특별한 진전이 없었다. 사장은 제풀에 지친 장부장을 대신할 후임으로 이부장을 지목했다.
 

장부장은 승복할 수 없었으나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 후 장부장이 이부장을 관찰해 보니 이부장은 매일 늦게 출근하고 일찍 퇴근했다.
 

일하는 시간에도 그다지 열심이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월말 결산에서는 판매부의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장부장은 이부장을 찾아가서 비결을 물었다.
 

이부장은 사람을 부리는 것을 배우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리더가 모든 직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그들은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장부장의 문제는 모든 일을 손수 나서서하는 것이었다.
 

어떤 때는 직원이 이미 잘 해놓은 것이 눈에 차지 않아 다시 직접 하기도 했다.
 

성심성의껏 꼼꼼하고 착실하게 열심히 일을 했으나 리더로서는 불합격이었다.
 

리더는 통솔자이지 모범사원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부장은 매일 바쁘지 않게 모든 일을 질서정연하게 추진해 모든 직원이 효과적으로 일을 완성하도록 했다.
 

그러니 스스로 지칠 필요도 없었다. 리더가 꼭 적진 깊숙이 돌격해 최전방에서 싸울 필요는 없다. 적진에 돌격한 사병이 임무를 완성하고 다치지 않고 무사히 귀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순자의 '권학편'에는  '말을 탄 사람은 보폭이 크지 않아도 천리를 갈 수 있고 배를 타고 노를 젓는 사람은 수영을 못해도 강을 건널 수 있다'고 했다.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은 뛰어난 개인의 능력 보다는 인재를 찾아내고 찾아낸 인재를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용인술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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