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지는 '기장이/길이가' 길어서 줄여 입어야 한다.


 옷을 살 때 신체 사이즈보다 옷이 길게 내려올 경우 '기장이 길다' 또는 '길이가 길다'는 두 가지 표현을 모두 사용한다. 이처럼 두 표현은 복수표준어로 워낙 많이 쓰이는 것이어서 어느 것이 올바른 표현인지 물어본다면 무척 난해할 것이다. 표준어규정 26항은 '한 가지 의미를 나타내는 형태 몇 가지가 널리 쓰이며 표준어 규정에 맞으면, 그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두 단어는 평소 쓰임의 빈도가 비슷해 그 쓰임 빈도를 파악할 수 없으며 표준어규정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에 '기장, 길이'를 모두 표준어로 삼은 것이다. 이에 따라 '기장'과 '길이'는 모두 표준어다.


 ◇ 장맛비에 무너진 다리를 고치면서 '겉다리/곁다리'로 집도 손봤다.


 우리는 평소 주가 되는 것이 아닌 '부수적인 것'을 가리키는 말로 '겉다리'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그러나 '곁다리'라고 써야 올바른 표현이다. 표준어규정 17항은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 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그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약간의 발음 차이로 쓰이는 두 형태 또는 그 이상의 형태들에서 더 일반적으로 쓰이는 형태 하나만을 표준어로 삼도록 규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 뜻을 가지지만 비슷한 발음의 다양한 형태로 쓰이고 있는 단어들은 표준어규정에 따라 한 가지 형태만을 표준어로서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청주대학교 국어문화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