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뺑소니에 치어 숨져…형편 어렵자 교사꿈 포기한채 생업전선
만삭 아내와 마지막 통화 "좋아하는 케이크 대신 크림빵 샀는데 미안"

[충청일보 신정훈기자]"두 가정을 책임지던 효자로 아내 밖에 모르는 '바보 남편'이었는데…".
 

임신 7개월된 어여쁜 아내를 둔 예비 아빠가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K씨(29)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 10일 새벽 1시30분쯤. 화물차 기사인 K씨는 일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퇴근이 늦어졌다.
 

그는 임신 7개월째인 아내가 좋아하던 크림빵을 가득 담은 봉지를 들고 걸어서 집으로 향하다 뺑소니 차량에 치였다.
 

택시기사가 K씨를 발견,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K씨는 작년 10월에 결혼한 신혼으로, 4월이면 아빠가 되는 젊은 가장이었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K씨는 사범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뒤 교사를 꿈꾸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꿈을 포기하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화물차를 운전하며 두 가족을 어렵게 부양했다.
 

하루종일 운전대를 잡은 탓에 늘상 피곤했던 K씨였지만 귀가 후에는 만삭의 아내를 다독이는 자상한 남편이었다.

K씨의 아내(26)는 "그 날 남편이 퇴근하며 전화를 했다. '좋아하는 케이크 대신 크림빵을 샀는데 미안하다. 가진 것 없어도 우리 새별이(태명)에게만큼은 열심히 사는 훌륭한 부모가 되자'고 약속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내는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흥덕경찰서는 13일 CC(폐쇄회로)TV에 찍힌 용의차량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흰색 중형 세단인 것으로 추정하고 다방면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많은 제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사고는 지난 10일 새벽 1∼1시30분 사이에 충북 청주시 흥덕구 아일공업사에서 2운천교 방면 도로에서 발생했다.
 

제보는 청주흥덕경찰서 교통조사계(☏043-270-3662, 010-4774-6632)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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