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사회의 고위직과 지도적 위치에 있는 인사들이 지녀야 할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서 솔선수범하며 앞장서 나감으로써 사회의 갈등을 조정할 수 있고 혼란을 극복해 통합의 기대가 충족될 때 존경과 신뢰의 눈으로 바라본다.


 로마에서는 병역의무를 실천하지 않은 사람은 호민관이나 집정관등의 고위공직자가 될 수 없었을 만큼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또 자신의 재산을 들여 공공시설을 신축하거나 개보수한 귀족에 대해 '아무개 건물' , '아무개가 이 도로를 보수하다' 이런 식으로 귀족의 이름을 붙여줬는데, 귀족들은 이를 최고의 영광으로 생각했다.


 이렇듯 지배계급인 로마의 귀족들이 사회적인 의무를 충실하게 실천하는 전통은 로마사회의 통합을 이뤘으며, 나라에서도 장려책을 사용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귀족으로 정당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노블레스)만큼 '의무'(오블리주)를 다해야 한다는 일종의 소명의식인 것이다.


 지도자가 되려면 그 지위와 신분에 걸맞게 책임과 의무를 솔선수범해 스스로 이행해야 한다는 뜻으로 서양에서 귀족이나 상류층 인사들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으로 인식돼 왔다.


 시대가 바뀌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대상과 성격이 약간씩 변화돼 왔다. 신분세습제도가 사라지면서 보장된 상류층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아이스 버킷 챌린지라고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 환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미국에서 시작된 이벤트가 SNS를 타고 전 세계로 확산됐다.


 참가자는 세 명을 지목해 "24시간 안에 이 도전을 받아들여 얼음물을 뒤집어쓰든지 100달러를 ALS단체에 기부하라"고 요구한다. 우리나라의 젊은 청년이 비카인드라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축구를 통한 사랑, 기부캠페인인 소아암 환우의 치료비를 적립하기 위해 슛 포러브(Shoot For Love)라는 축구의 페널티 킥을 접목해 골인에 성공할 때마다 5000원씩 소아암 환우의 치료비가 적립된다. 이에 많은 일반인들과 연예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 경제성장은 세계의 모범이 될 만큼 괄목할 정도로 성공적이었고, 이러한 고도성장이 정치적 민주화, 국격 상승 등의 사회정치적 성숙과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IMF 경험과 몇 차례에 걸친 세계 경제위기로 우리사회는 실업률 증가, 중산층 축소 등 취약해진 사회안전망으로 인한 사회적 약자의 속출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요즈음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과 불우한 이웃, 장애인들을 위해 우리들이 귀중하다고 여기는 재물을 기부하고 봉사함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다.

오늘날에 있어서 사회적 혜택을 누리는 인적 범위가 크게 확대돼 우리 모두가 어떤 의미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하는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 4일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 2015 나눔 캠페인'의 73일간 대장정이 시작됐다. 충북 160만 전 도민이 참여한 작은 기부와 사랑으로 온도계를 달궜으면 한다.

/김창기 교통대 교수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