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출발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 중순에 접어들었다. 재난 및 안전사고에 대응하려 국민안전처도 신설했지만, 경기도 의정부에서 화재가 발생해, 1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안타까운 사고가 많다.

이런 착잡한 때에 호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만족할 만한 경기는 아니지만, 오만과 쿠웨이트를 물리치고 우선 8강 진출을 확정지은 것은 오랜 가뭄 끝에 단비처럼 온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 이런 시기에 지난 일요일 방영된 '강연100℃'를 보고 열정과 체험과 도전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었다. 용접공 출신 유영만 교수의 "행복의 비결은 남보다 잘하기보다 어제의 나보다 잘해야 한다.

비교하면 불행해지고 비전을 품으면 행복해진다"라는 내용의 강연과 68세에 수능 시험을 치른 김점선 할머니의 '배움에 눈뜨다'라는 강연도 많은 교훈을 줬다. 특히, 김명곤 배우의 '미쳐야 산다'라는 강연은 더욱 감동적이었다. 영화 '서편제'로 널리 알려진 배우이며, 국립극장장 등을 지낸 대학교수이기도 한 김명곤씨. 대학시절 연극에 푹 빠져 지냈고, 판소리에 매료돼 박초월 명창에게 소리도 배웠다. 대학 졸업 후 잡지사 기자, 독일어 교사로 근무했지만, 연극을 향한 열정은 식을 줄 몰라 2년 만에 사표를 내고 연극배우로 활동했다.

각색과 주연을 동시에 맡아 활약해 당시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편제',지난 1993년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수상, 문화관광부장관 등을 지내다 퇴임 후 다시 무대로 돌아와 현재까지 배우, 연출가,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강연을 본 것은 행운이었다.강의 주제처럼 미쳐야 산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문학과 음악을 무척 좋아했고, 연극과 판소리에 빠져들며 좋아하는 일에 미쳐서 원 없이 살았다고 한다. 다재다능한 배우인 그는 지금도 괴테의 파우스트 같은 불후의 명작을 남기고 싶은 꿈이 있다니, 그 꿈이 꼭 이뤄져 개인과 더불어 우리나라 이름도 떨쳐주기 바란다.

이 강연을 들을 때, 약 20년 전 유공교원으로 선정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갔을 때 방문했던 '괴테의 집'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나무와 어우러진 아담하고 소박한 괴테의 집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옥에 티가 있었다. 이런 훌륭한 분도 '너무 좋다'는 말을 몇 번씩 반복하고, 진행자인 아나운서도 "오늘 나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라고 하는 것은 황당했다.

'너무'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뜻이니, "아주 좋다, 참 좋다. 매우 감사하다"라고 해야 할 텐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도 들려주고 싶다. "바람직한 좋아하는 일에 앞뒤를 안 가리고 빠져들고, 꿈을 위해 미친 듯이 체험하고 도전하고, 꿈을 잃지 않고 열정으로 꿈과 함께 갈 때 행복이 오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또한 놀이를 통해 창의성도 소통도 길러지니 마음껏 놀게 하고, 이런 프로그램도 계발해 지도해야 한다는 것도 우리의 과제일 것이다.

/김진웅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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