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줄무늬거울 등 청동유물 다량 출토…단일 무덤 최대 출토품

▲ 충주시 호암동 동무지나무널무덤에서 출토된 세형동검과 청동잔줄무늬거울 등 초기 철기시대 유물.

충북 최초 돌무지나무널무덤…상태양호해 높은 학술가치
기원전 2~1세기경 세력가 무덤 추정

 
[충주=충청일보 이현기자]충주에서 기원전 2~1세기경 초기 철기시대 돌무지나무널무덤(적석목관묘:積石木棺墓)과 세형동검(細形銅劍) 7점 등 다량의 유물이 출토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원문화재연구원은 19일 충주시 호암동 충주종합스포츠타운 조성 부지에서 발굴 유적 현장설명회를 열어, 구석기 유물포함층부터 초기 철기시대와 통일신라∼조선시대 무덤, 삼국시대 숯가마 등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초기 철기시대 무덤 3기는 땅을 파고 묘광(墓壙)을 만들어 목관을 안치한 것들로, 특히 그 중 1기는 상·하 2단으로 땅을 파 하단 묘광에 통나무관을 안치하고 내부를 강돌로 덮은 돌무지나무널무덤(積石木棺墓)으로 나타났다.
 

이 무덤에서는 한반도 초기 철기시대를 대표하는 청동기 중 하나로 한국식동검, 혹은 좁은놋단검으로 불리우는 단검인 세형동검 7점과 청동잔줄무늬거울(다뉴세문경:多紐細文鏡) 1점, 청동투겁창 3점, 청동 꺾창 1점, 청동 도끼 1점, 청동 새기개 4점, 청동 끌 2점 등 청동유물 19점과 토기 2점, 칠기편 1점 등 총 22점의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피장자의 머리 쪽과 북·남쪽 장벽에서 발견된 세형동검은 23~30㎝ 길이에 대부분 연미형 척절을 가졌고, 청동잔줄무늬거울은 오목경으로 일부러 깨뜨려 조각으로 넣은 상태였다.
 

유물은 발견된 지점으로 보아 목관 안과 바깥 부장품으로 각각 나뉘며, 목관 밖 부장품은 다시 묘광 내 돌무지 사이와 목관 상면으로 세분됐다.
 

흑도 1점과 청동도끼 1점, 청동새기개 4점, 청동끌 2점은 목관 밖에다 넣고 나머지는 목관 안에 둔 것으로 추정된다.
 

발굴조사단은 기원전 2~1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 무덤이 당시 충주를 중심으로 형성된 강력한 세력의 우두머리를 묻은 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돌무지나무널무덤이 충북에서 확인되기는 처음으로 그동안에는 대부분 전남이나 충남 지역에서 발견돼 왔다.
 

특히 이 무덤에서 나온 청동유물은 수량과 종류에서 볼 때 단일 무덤 출토품으로는 국내 최대 수준에 속한다.
 

이처럼 많은 청동유물을 부장한 무덤은 사례가 극히 드문 데다 발굴된 유구의 잔존상태가 매우 양호해, 당시의 무덤 축조방식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높은 학술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1971년 전남 화순군 대곡리에서는 이번에 출토된 것과 같은 세형동검, 잔줄무늬거울, 청동 새기개와 더불어 청동 방울 등이 함께 발견돼 이듬해 국보 제143호로 일괄 지정됐다.
 

따라서 이번 발굴 또한 이에 준하는 국보급 유물 발굴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청규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이런 무덤이 여러 번 발견되기는 했지만 우연히 발견돼 수습하는데 그쳤다"며 "이번에는 처음부터 정식 학술조사를 통해 온전히 발굴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20일 오후 2시 일반인에게 발굴현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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