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에서 살인 혐의로 두 번 기소된 지적장애인 워런 리 힐의 사형이 인권단체와 법정 대리인의 반대 속에 27일(이하 현지시간) 집행될 예정이라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변호인 빌 크래머는 힐의 IQ는 70 정도이고 "그의 감성지수 또한 어린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2년 버지니아 판례에 근거를 둔 연방 법은 지적 장애인을 처형하는 것은 잔인하고 상식을 뛰어넘는 처벌로 수정 헌법 제8조 위반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버지니아 판례는 각 주로 하여금 지적 장애를 규정하도록 자율성을 부여한다.

조지아주에서는 사형수를 맡은 변호인이 '합리적 의심'을 해소할 정도의 정신적 장애를 입증하도록 하고 있다.

20년 동안 워런 리 힐을 변호해 왔던 크래머는 다른 어떤 주에서도 힐에게 종신형을 선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힐은 1990년 못이 박힌 나무판자로 동료 재소자를 폭행해 살해했다. 당시 그는 1985년 여자 친구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 복역 중이었다.

지적·발달장애인 지원 비영리단체인 '조지아 아크' 회장 토린 토굿은 "우리는 그가 저지른 짓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지적 장애인인 그가 사형에 처해져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대통령 지미 카터 부부 등도 힐의 사형 집행에 반대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도 힐이 사형 선고를 받을 받을 당시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말도 못들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 크래머는 조지아주를 대표해 첫번째로 힐을 진단했던 의사 1명 등 모두 7명의 의사가 그가 지적 장애인이라는 데 동의했다며 당초에는 조지아주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했던 주 대표 의사도 이제는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조지아주 측 법정 대리인들은 힐이 해군에서 복무했고 직업을 가졌으며 여자 친구를 살해하기 전 금전 관리도 하고 있었다며 비록 IQ는 낮지만 지적 장애인 기준에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크래머는 힐이 '자급자족을 했다'는 것으로 처형돼야 할 강력한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관대한 처분을 바라는 여러 서한에서 지난해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고 있는데 이 판결은 지적 장애 판정에 비과학적인 기준을 적용한 플로리다주 법을 뒤집은 것이다.

변호인들은 지방 보안관 대리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조지아주 로버트 웨인 홀시에게 이 판결을 적용하려 했으나 힐과 마찬가지로 IQ 70이었던 그는 지난해 12월 처형됐다.

힐은 26일 개최되는 조지아주 사면·가석방위원회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 위원회는 "27일 오후 7시 예정된 집행 전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배포 자료를 통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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