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레미콘 기업 5개 적발
충주지역 업체 위기감 고조

[충주=충청일보 이현기자]충주 진출을 예고한 레미콘 공룡 ㈜삼표의 관련기업 ㈜유니콘이 위장 중소기업 조사에서 적발돼 공공조달시장에서 퇴출됐다.


 삼표의 중소기업 밥그릇 뺏기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충주지역 중소 레미콘업체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기청은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시장에 참여 중인 3만 92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삼표 등 대·중견기업이 설립한 유니콘 등 26개 위장 중소기업을 적발했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삼표는 그룹 회장 일가가 최대 출자자로 참여해 지배력을 갖고 있는 유니콘 대전·공주 공장 등 5개가 위장 중소기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기업 중 가장 많은 수치다.


 3년 평균매출액 6393억 원의 대기업인 삼표는 공공조달시장에 참여가 제한되기 때문에 위장 중소기업을 차려, 지난 2년간 252억 원의 관급 납품계약을 따냈다는 것이다.


 중기청은 이들을 공공조달시장에서 즉각 퇴출시키고, 중소기업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받은 기업을 검찰에 고발조치할 계획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유니콘이 공장 신설을 추진 중인 충주지역 레미콘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표가 그런 꼼수로 중소기업 밥그릇을 가로채 왔다는 건 업계에선 다 알려진 사실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대기업의 탐욕과 싸워 살아 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삼표의 충주 진출에 대해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가격 경쟁에서 도저히 삼표를 상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룹 내에서 레미콘의 주재료인 골재와 슬래그 파우더, 첨가제 등을 자체 조달할 수 있는데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저가공세에 나설 경우, 영세업체가 버텨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 업체도 연간 평균 공장가동률이 20%에 그칠 만큼 이미 과포화 상태인 지역 레미콘시장에서, 업체간 살아남기 위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업계 관계자는 "충주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진출로 골목상권이 붕괴되는 과정을 지켜본 경험이 있다"면서 "삼표가 욕심을 부리면 지역 레미콘업체 직원과 가족 등 5000여 명도 생존권 위기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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