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 겉보기에는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띠고 있지만 맛은 없는 개살구라는 뜻으로, 겉만 그럴듯하고 실속이 없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충북 진천지역에서 우석대학교 진천캠퍼스를 두고 '빛 좋은 개살구'라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오랜 숙원인 대학이 우여곡절 끝에 개교하면서 경제 활성화 등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진천지역의 '1호 대학'인 우석대 진천캠퍼스가 개교한지 1년여가 다가오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변하고 있다. 진천군에서 대학설립이 추진된 것은 20여년 전인 지난 1994년부터다. 당시 사회단체 등이 대학유치위원회를 구성해 대학 설립을 추진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대학유치를 공약한 유영훈 군수가 당선되면서 대학설립 추진이 재점화돼 2007년 진천군과 우석대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면서 진천캠퍼스 설립이 급물살을 탔다. 우석대 진천캠퍼스는 진천군 진천읍 대학로(옛 교성리) 13만 2500㎡ 터에 온누리관과 테크노관 등 6개 건물(연면적 4만 3400㎡)로 조성됐다. 국제대학, 문화사회대학, 과학기술대학 등 3개 단과대, 2개 학부, 9개 학과 등으로 운영되며 지난해 3월 520명의 신입생으로 개교했다.

이 과정에서 진천군은 군민들의 오랜 숙원인 대학설립을 위해 2011년 7월 당시 부군수를 단장으로 실무추진단을 구성, 대학건립을 위한 행정력을 집중했다. 특히 진천읍 교성지구 도시개발사업 시행자인 ㈜대명수안이 대학부지 대부분을 우석대에 무상으로 기증할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군은 또 군비 43억 8200만원 등 총 53억 8200만원을 들여 왕복 4차로(자전거도로 및 보도, 상·하수도 포함)의 학교 진입도로를 개설했다. 이처럼 우석대가 진천캠퍼스를 개교하기까지 다양한 혜택을 제공 받았지만, 정작 지역발전 등 기여도는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학교측은 개교 1여년 동안 지역 발전을 견인하며 지역사회와 더불어 상생하는 대학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진천군과 군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들어선 우석대가 지역을 위한 환원이나 공익사업이 지지부진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학은 인재양성도 중요하지만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고 지역과 함께 상생할 때 명문사학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석대 진천캠퍼스가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김동석 진천주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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