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웅ㆍ소설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 차례 의례적인 행사처럼 방송사의 민주주의와 공영성이 거론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최고경영자를 바꾸는 문제에서 부딪친다.
방송 노조에서는 공권력이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고 하면서 투쟁을 하기가 일쑤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진정성과 찬·반 논의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려고 언급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짚으려는 것은 방송언론이 과연 공익성에 대해서 얼마나 객관성을 갖고 있으며, 일관성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tv드라마라든지 일반적인 쇼프로는 잘 보지 않는다.
자주 보는 것이 뉴스인데, 뉴스 보도에서 한가지 신기한 것은 공중파 방송 3사에서 나오는 뉴스가 거의 같은 시간대에 비슷한 내용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뉴스 전문채널 ytn방송까지 합치면 4곳이 모두 같은 내용이 비슷한 논조로 나온다.
그것이 국가의 중요한 문제라든지 대통령 담화문이면 이해하겠는데, 치과 의사가 충치를 뽑는데, 거기에 세균이 감염될 수 있다는 내용이 똑 같은 논조로 나오는데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테면 가을이 되었는데, 사람들은 옛날처럼 독서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여기 저기 같이 나온다.
전문가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까, 그것은 방송 3사가 짜고 그렇게 내보낸 것이라기 보다 뉴스 제공을 동시에 받아서 검토하였을 때 지금 내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판단을 해서 내보낸 것인데, 그것이 우연의 일치가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3사의 뉴스 책임자들이 같이 내보내자고 짠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반대로 특종에 대한 독점욕이 강하면 강했지, 나눠먹기식의 뉴스배포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오락 프로에서도 문제점이 있다. 몇 년 전에 보았던 쇼프로의 진행자들과 게스트들이 지금도 똑같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재방송하는 줄 알았다.
그렇게 사람이 없는지, 아니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그 사람들의 구조 속에 새로운 사람들이 뚫고 들어가지 못해서 벌어지는 현상인지 알 수 없다.
늘 보던 연예인들이 늘 나와서 상투적으로 벌이는 이런 프로에 대해서 담당자들은 시청률이 높으니 몇 년이고 십년이고 계속 할 수밖에 없다고 하겠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방송에 있어 시청률만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소설책이 많이 읽히고 독자가 많다고 해서 우량도서는 아니기 때문이다. 시청률이 적어도 참신한 기획으로 국민 정서에 이바지하는 기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 방송사의 참된 본분이 아닐까 한다.
뉴스원의 개발과 새로운 오락 프로의 발굴, 국민 정서의 선도, 권력에 초연한 여론의 수렴, 시청률을 무시한 참신한 역행 등이 방송사가 지향해야 할 민주주의이며 탈 권력의 본령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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