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녀를 명문대에 진학 시키려면 세 가지 능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는 어머니의 정보력이고, 둘째는 학생의 체력, 셋째는 할아버지의 경제력이란다.
 

어머니의 정보력은 요즘은 입시가 너무 복잡해 학생 본인은 공부하기도 바빠 명문대 진학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연구하고 찾아낼 시간이 없어 어머니의 도움이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학생의 체력은 각종 사교육을 위한 학원 수강과 매일매일 쌓여가는 어마어마한 학습량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학생의 체력이 필수라는 것이다.
 

마지막 할아버지의 경제력은 입시준비에 필요한 엄청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할아버지의 경제적 도움 없이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왜 하필 아버지의 경제력이 아니고 할아버지의 경제력일까?라는 의문을 갖게된다. 그 이유는 요즘은 자수성가한 할아버지는 있지만 자수성가한 아버지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란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얻은 수입으로는 학생의 아버지가 자신이 번 재원만으로 자식들을 명문대로 보내기 위해 필요한 사교육비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자녀의 학업성취도가 경제적 부에 비례한다는 것은 이미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나 다음과 같은 통계청 자료를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지역 간 사교육비 지출 면에서 서울이 약 32만원인 반면에 충북은 약 17만원으로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교육 참여율도 서울이 77.5%인 반면 충북은 70%이하다. 월평균 소득이 500만 원 이상인 가구의 자녀는 월수입이 100만 원 이하인 가구의 자녀보다 수능성적이 35점 높았다고 한다.
 

이는 중학생도 마찬가지로 총점기준 20%의 차이가 났으며, 초등학생 또한 총점기준 10%이상의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이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부모의 소득이 학업성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모의 소득 뿐 아니라 자산의 보유 정도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른바 SKY대에 진학하는 비율이 강남3구 학생들이 총 합격자의 13.1%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별 집값과 명문대학 진학률을 비교해 봤을 때 집값 순위와 거의 일치한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는 대학에 진학해 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토익점수에서도 나타나는데, 가구소득이 100만원 상승할 때마다 토익점수가 21점씩 높아진다고 한다. 개천에서 용 나는 시절의 전설은 이미 물 건너 간 모양이다.
 

저소득층 자녀는 처음부터 교육의 기회에서 불이익을 받고 계속해서 사회적 약자로 대물림되게 되는 것이다.
 

예로부터 교육은 저소득층 자녀들이 신분상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점점 그 기회의 통로는 좁아지고 희미해지는 듯하다. 저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중산층에서 고소득층으로의 신분상승을 기대하며 열심히 하루하루 살고 있는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에게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줄 귀인이 나타나길 기다려 본다.

/심완보 충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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