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 아닌 줄 알았다. 연출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화면에 나오는 장면은 모두 사실이었다.

새해벽두부터 우리나라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은 전국민의 분노를 자아냈다. 학

부모들이 어린이집으로 쳐들어가고, 어린이집 원장들은 우리 어린이집은 그렇지 않다고 해명하고, 정부는 대책을 마련한다고 바삐 움직이는 동안에도 보육교사가 원생을 폭행해 쓰러뜨리는 자극적인 장면은 반복적으로 방송되고 있었다.

어린이집에서의 아동학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보육교사 1인당 담당 아동의 수는 얼마나 될까? 지자체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평균 10명에서 15명 사이로 보인다. 이는 스웨덴의 보육교사 1인당 담당 아동의 수가 3~4명이라는 점과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나라 보육교사들의 평균 근무시간은 9~10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이 6시간 이상을 근무하지 못하도록 한 것과도 큰 차이가 있다. 보

육교사들의 평균임금은 어린이집의 종류(직장 어린이집, 국·공립 어린이집, 민간 어린이집 등)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 평균 110만원 정도라는 보고가 있다. 이는 정부가 고시한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급여가 그나마 약간 나은 편이었다. 보육교사들은 아동에 대한 교육이외에도 각종 행정업무를 맡아 처리하고 있다.


 보육교사의 자격은 비교적 손쉽게 취득할 수 있다. 3급 보육교사의 경우 고졸 이상 학력에 대학부설 교육원에서 65학점 이상만 취득하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보육교사들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속에서 자질이 부족한 보육교사들이 당국의 지도·점검없이 스트레스와 싸워가며 근무해 왔다는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보육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해 근무조건을 향상시켜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보육교사들의 자격 취득단계부터 자질을 검증하도록 하고, 아동학대가 발생하는 경우 자격을 박탈하고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직접적인 행정조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맞벌이 부부에게는 어린이집이 필수다.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은 모든 어린이집에 대한 의심을 불러왔다.

그럼에도 어린이집을 떠나는 아동들이 드물다는 통계를 보면 맞벌이 부부의 심정이 어떠한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갖고 이번 사건을 접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준다.

/박정훈 변호사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