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은행에서 나오는데 앞에 가던 아가씨가 미소를 지으며 문을 닫히지 않게 붙잡아줘 무척 고마웠다. 필자도 출입하다가 뒤에 누가 오면 그렇게 해주지만, 직접 도움을 받고 보니 무척 교양 있어 보이고 기분이 좋다.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렇게 하는지 몰라도 보통 성의 부족일 것이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많을 텐데…. 외국 여행을 갔을 때 생각도 난다. 엘리베이터나 거리에서 낯모르는 사람에게 환한 미소로 인사를 하는 사람들을 볼 때 부럽기도해 실천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자칫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현실이 슬프기도 하다. 사기, 성희롱 등 좋지 않은 일들이 많다 보니 경계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부끄러운 사회 현상이다.
 

거리를 걷다보면 여러 가지 모습을 보게 된다. 일상 속에서 기쁨과 희망을 주는 사람들도 있고, 불쾌하고 혐오스런 행동도 볼 수 있다. 보행신호를 기다렸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려니 우회전하는 차량이 지나가 아찔하기도 했고, 횡단보도를 막은 승용차 때문에 위험하게 건너야 했다. 갑자기 신호가 바뀌어 막은 것이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 차는 후진을 좀 하면 횡단보도를 반이라도 확보해줄 수도 있었는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의식조차 없이 당당하게 정차해 있는 그 운전자가 밉기도 했다.올해부터 담뱃값이 인상돼 흡연자들 부담이 커졌다.

금연 구역이 확대돼 모든 실내는 금연구역으로 정해졌다. 거리에서도 마찬가지다. 길을 걷다가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가는 사람이 있으면 일부러 떨어지기도 하고, 다른 길로 돌아서 간 적도 있었다. 전국적으로 건강을 지켜주고 갖가지 불편을 줄이고자 금연거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뉴스를 보니 전북 전주시도 비흡연자의 건강을 해치고 불쾌감을 주는 길거리 금연을 막기 위해, 지난 1일부터 한옥마을 금연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면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한다. 이는 연간 500여 만 명이나 찾는 관광객들의 쾌적한 여행과 꽁초 등으로 불편을 겪는 시민들의 생활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그렇기에 몇 년 전 다녀온 전주 한옥마을을 또 가고 싶어진다.

재산이 없어도 줄 수 있는 무재칠시(無財七施)가 있다고 한다. 하는 일마다 되는 일이 없는 범부가 석가모니를 찾아가 그 원인을 물으니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라 일러줬다. 범부가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빈털터리여서 남에게 줄게 없는데, 무얼 준단 말입니까?"라고 하니 "아무리 재산이 없더라도 줄 수 있는 일곱 가지는 누구나 다 있으니, 네가 이 일곱 가지를 행해 습관이 붙으면 너에게 행운이 따르리라"라고 했다. 화안시(和顔施), 언시(言施), 심시(心施), 안시(眼視), 신시(身施), 좌시(座施), 찰시(察施)라는 몸과 마음으로 정성껏 행하는 무재칠시라도 실천해 더 건전하고 밝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
 

/김진웅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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