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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에서 인연을 추억하다황종환 한국자산관리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장
황종환  |  webmaster@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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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2.16  14: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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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전쯤 청주에서 일년 반을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지금도 가끔 안부를 여쭤보시는 분들이 계시고 SNS 상에서 소소한 일상의 대화를 가까이 나누고 서울과 청주에서 만나 친목을 나누는 그룹도 있다. 아무런 지역적 연고도 없는 충북지역에서 가장 왕성하게 살았던 시절의 한 부분을 채웠으니,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따뜻함과 끈끈하게 맺어진 소중한 인연에 감사할 일이다. 사람이 살면서 얻을 수 있는 자산 중 제일은 마음에 간직할 만한 소중한 사람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싶다.

   

▲ 황종환 한국자산관리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장

교양이 있으며 품성이 온화하고 바른 언어습관을 갖춘 사람을 만나서 사귄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속마음을 터놓고 삶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일 것이다.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을 편안하게 하며 자기보다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이라고 함은 학식이 높으며, 경제적 능력이 있으며, 권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주위에 좋은 친구들이 많은 사람이라고 본다. 그리고 부자는 재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친구나 동료들이 주위에 많은 사람이다. 재력도 있고 좋은 친구도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재력은 많으나 주변에 사람이 없는 외톨이도 많이 있음을 보게 된다.

자신의 지난 삶의 여정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베풀었는지, 건강을 위하여 절제된 생활을 얼마나 했는지, 타인에게 소중한 친구가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였는지를 찬찬히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혈연과 지연이 형성되고 성장하면서 학연이 생긴다. 따라서 혈연(血緣), 지연(地緣), 학연(學緣)은 원초적인 인연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사회에 진출하여 맺은 인연은 대부분 직연(職緣)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 동호회 등 취미활동을 통해 새로 맺어진 인연을 취연(趣緣)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동안 소중하게 생각했던 혈연, 지연, 학연은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친척이나 고향 친구들이 세상을 떠나기도 하며 어느 순간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는 일이 자주 있다. 또한 자주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함께 했던 동료들도 소식이 끊어지는 일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직장이나 사업에서 은퇴할 나이가 되면 직연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성공한 사람들은 원초적인 인연보다는 직연을 통해 만난 친구들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라고 한다. 사업이나 일로서 백년지기처럼 가까운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하지만 원초적인 인연이나 직연을 통해 만난 사람들조차도 떠나는 것이 사람이 사는 세상의 이치일 것이다. 이들이 떠난 자리를 메워주는 사람들은 대부분 취연으로 새로운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다.

필자는 마라톤 동호회를 통해서 맺은 인연이 있다. 마라톤은 땀을 흘리면서 골인지점을 향해 묵묵히 달려가는 자기수련의 정직한 운동이라 할 수 있다. 함께 달리는 사람과 호흡이 맞으면 발걸음에 리듬을 얻을 수 있는 반면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엇박자가 되어 힘들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마라톤은 혼자하는 운동이지만 매너가 좋은 사람은 달리는 동안 주위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달리기의 매력을 말한다면 동반하여 달리는 사람과의 인연이 아닐까 싶다. 사람과 사람이 같은 호흡으로 박자를 맞춰 달리면서 소통하며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이 마라톤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마라톤을 하면서 갖게 된 두 가지의 소망이 있다. 호흡을 같이 하며 삶속에서 희로애락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편안한 미소를 지으면서 오랫동안 건강하게 달리는 일이다. 이런 소박한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깊은 취연에 빠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청주를 떠난 요즘에도 소박하고 아름다운 무심천의 달리기 코스가 그리워진다. 사람냄새가 나는 무성한 갈대숲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것 같다. 그 곳에서 코끝에 스치듯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자연의 향기와 잔잔하게 흐르는 시냇물소리에 박자를 맞추어 피곤함에 지친 삶의 리듬을 찾게 해주었다. 머리가 복잡할 때마다 달려 나가 안겼던 어머니의 품속처럼 포근했던 무심천의 추억들이 아직까지도 가슴에 남아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무심천에서 마주칠 때마다 하이파이브하며 미소를 지어주던 인연들이 더욱 그리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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