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동영상의 파문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보육교사들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그럼에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범죄인 취급당하면서도 숨죽이며 살아가는 보육교사들을 마냥 지켜볼 수 없기 때문이다.
 

보육시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일련의 모습들은 어린이집 원장 및 교사들을 잠재적 범죄인으로 취급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동학대 사건 이후 행정기관 공무원들은 경찰과 함께 보육시설을 압수수색 하듯 CCTV를 확인하고, 관계자들은 아동학대 방지대책으로 보육시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겠다고 한다. 그동안 CCTV 확대 설치에 대한 논란이 있어왔다. 그 때마다 많은 방송에서는 CCTV 설치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보도하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 역시 크게 반대하지 않았던 것은 CCTV가 범죄인 검거에 큰 역할을 한다는 논리 때문이었다.
 

실제로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의 해결에도 CCTV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CCTV의 역할을 보면 예방보다는 범죄 후 사건을 밝히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모든 보육시설에 CCTV 설치를 의무화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은 아니다. CCTV 설치와 함께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 근본대책 중 하나는 보육환경 및 보육교사들의 처우개선이다. CCTV 설치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보육환경 및 처우개선에 대한 논의가 슬그머니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대책이랍시고 내뱉어 놓고 논란이 일면 취소하는 대책이 아니라, 정확한 원인을 진단하고 그에 합당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해 놓았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보육교사들에 대한 태도가 보육교사들로 하여금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게 하는지 의문이다. 근본대책을 위해 보육교사들의 이야기도 들어보면 좋겠다.
 

보육교사들이 하루하루를 얼마나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길 바란다. 웃음이 사라지고 어깨 쳐진 보육교사들을 바라보면 걱정이 된다.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교사들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 매체의 설문에서 이번 아동학대 사건 이후에 많은 보육교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의 시선이 사랑과 열성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교사들까지 보육현장에서 내모는 것은 아닌지….

/최정묵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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