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현 정부 들어 창조경제를 강조하면서 정부 각 부처가 재정지원 사업을 하는 대학들 심지어 고등학교에도 창업관련 사업성과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창업지원의 효과는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당해 연도에 지원한 지원성과를 당해 연도 말에 성과평가를 하는 현실에서 제대로 된 창업성과를 보여주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실적으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목적은 대부분 창업에는 관심조차 없고 학점이나 잘 관리하고 전공분야 자격증 취득이나 어학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따서 소위 좋은 스펙으로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꿈인 현실에서 그들에게 창업마인드를 제고해 창업에 이르게 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좋은 스펙을 못 갖춰 대기업에 들어가기는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에 대한 돌파구로 창업이나 해보라고 권유하는 것이 맞는 지도 의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창업할 때에 아이템이 좋아 벤처투자회사로부터 투자를 받아 창업하기 보다는 대부분 융자나 자기자본으로 창업하게 돼 실패하면 개인이 극복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받는 구조다.
 

창업은 거의 전쟁터와 같은 상황들을 맞이하고 대응하고 이겨내야 하는 치열한 곳인데 창업과 동시에 또는 창업이후 몇 년 안에 글로벌 경쟁에 직면해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가 아니라면 과연 몇 년을 버텨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이 이렇게 오랜 기간 잘 나가는 이유는 그 사회의 최고의 인재들이 창업에 관심을 갖고 실제로 기업을 만들어 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인재들은 먹고 살기 편한 전문직에 몰려들거나 공무원 같은 안정적인 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우리의 인재들은 사회 전반적으로 창업에 무관심하거나 창업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그들에게 미국의 유명 벤처기업과 같은 멋진 기업을 만들어 보지 않겠냐고 권유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인터넷 결제 서비스로 유명한 회사인 페이팔의 공동창업자 피터 틸은 최근 자신의 저서를 통해 다음의 7가지 질문 중 한 가지 이상을 소홀히 하면 그 기업은 도산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첫째, 점진적 개선이 아닌 획기적 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둘째, 이 사업을 시작하기에 지금이 적기인가? 셋째, 작은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가지고 시작하는가? 넷째, 제대로 된 팀을 구성하였는가?
 

다섯째, 제품을 전할 유통방법을 가지고 있는가? 여섯째, 시장에서의 현재 위치를 향후 10년, 20년간 방어할 수 있는가? 일곱째,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독특한 기회를 포착했는가? 그만큼 창업을 통해 향후 몇 십 년을 버틸 수 있는 성공적인 기업을 만들어 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정부의 창업관련 사업도 청년들이 창업을 해서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