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4월 1일은 1919년 충남 천안 아우내장터에서 일제강점기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이 땅의 백성들이 독립만세운동을 벌인 날이다.

올해로 96주년을 맞는다.

서울에서 민족대표 33인을 비롯해 일제 압박에 신음하며 맨손으로 나라의 독립을 외친 3·1만세운동이 일어난지 한 달만에 나라의 중심 충청도에서 들불같은 민초들의 외침이 터져나온것이다.

그 중심에 운동을 주도하다 일제에 붙잡혀 혹독한 고문속에 18세라는 꽃다운 나이로 생을 마친 유관순 열사가 있다.
 

이 역사적인 4월 1일을 앞두고 유 열사에 대한 공훈 재평가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있다.

한마디로 유 열사의 행적과 암울한 시기 여학생이라는 연약한 몸으로 나라 잃은 국민의 설움과 의기를 대변한 그의 공로가 제대로 예우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후세의 교훈으로 삼기 위해서라도 공적, 상훈의 확실한 재조명이 절실하다.

유 열사의 공훈이 폄하됐다는 건 우선 일제가 그를 분류한 것과 우리의 유 열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는데서부터 출발한다.
 

일제가 유 열사를 그들 잣대로 높은 등급의 범법 행위자로 분류했다는 건 거꾸로 그만큼 독립운동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걸 의미한다.

일제가 수 많은 독립투사에게 형벌을 가할 때 유 열사에게 1심에서 5년형을 선고했다.

민족대표 33인보다 무거운 형량으로 독립운동 과정에서 유 열사의 비중이 어느정도인가를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기도하다.

그러나 우리는 1962년에서야 그의 공적을 인정하며 1등급을 받은 다른 3·1운동 관련 인사들과는 달리 3등급으로 분류,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이 '3등급'이라는 한계 때문에 추모제에 대통령 이름의 꽃 한 송이가없다.
 

유 열사의 공훈을 재평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어제오늘 나온 게 아니지만 3등급에 대통령이 헌화할 수 없다는 의전상 문제와 다른 3등급 인사들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헌화 문제는 쉽게 반영되지 못하고있다.

그러려면 서훈 등급이 올라가야하는데 같은 공적에 훈장을 거듭 줄 수 없다는 상훈법의 중서(重敍)금지 규정에 따라 등급을 재판정할 수 없다는 게 국가보훈처 입장이다.

1962년 서훈 당시 이미 공적에 따라 등급이 주어졌기때문에 이를 재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공적 폄하 논란에도 유 열사를 기리는 추모 및 기념행사는 곳곳에서 열리고있다.

△추모제 △기념사업회의 회보 발간 △여성(단체)과 여고생을 대상으로 한 유관순상·유관순횃불상 △아우내장터 만세운동·봉화제 △매월 1일 시 발표회 △유관순배 축구대회, 평화마라톤대회, 노인그라운드 골프대회 △국위선양 청소년 봉사단 활동 △나라사랑 인성문화 실천대회 등이 그것들이다.
 

국민들의 참여와 관심으로 유관순 열사에 대한 영화를 만들자며 '유관순 국민영화중앙추진위원회'라는 곳에서는 제작 비용을 모금하는 크라우드펀딩을 하고있다.

영화 제목은 '들풀'이다.

법규상의 한계와 일부 개신교 세력이 자신들의 친일 행적을 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개신교계 학교인 이화학당 출신 유 열사를 부각시켰다는 뒷얘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한국의 잔다르크'에 대한 재평가 목소리가 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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