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완연한 봄이다. 오지 않을 것 같던 봄도 계절의 옷을 갈아입고 여기저기서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봄이 되면 가수 양희은 씨의 하얀 목련을 즐겨듣는다. 역설적이게도 제일 좋아하는 꽃이 목련이고 제일 싫어하는 꽃도 목련이다.
 

화사하고 깨끗한 꽃이 마음까지 화사하게 만들기 때문에 좋아하지만 땅에 떨어져 바닥에 남겨진 상처가 싫기도 하고, 그 꽃이 떨어질 때면 봄은 아스라이 멀어져 여름으로 향해 가기 때문이다.
 

계절은 다시 돌아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일관된 원칙이 있다. 그래서 자연은 희망을 품고,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면서 추운 겨울을 이겨낸다.
 

그리고 차가운 날씨 속에서 작은 꽃망울을 준비하고 때가 되어 그 모습을 선보인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로써 삶도 자연의 법칙처럼 힘든 시기가 지나면 좋은 시절이 온다는 믿음이 있기에 힘이 들지만 미래에 대한 큰 기대와 간절함을 품고 살아간다.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는 책 제목처럼 겨울 추위와도 같은 시련이나 절망이 사람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내일이 있고, 다음이 있다는 희망이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 같다. 이것이 따사로운 봄날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라 생각한다.
 

심리학 용어로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라는 것이 있다. 아무리 좋은 약도 나쁘다고 생각하면 효과가 없게 되는 것처럼 부정적인 믿음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다.
 

실제 사례로 배의 냉동컨테이너에 갇혔던 선원이 냉동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사망했는데 발견 당시 그 컨테이너는 작동하지 않은 상온 상태였다. 두려움이나 절망이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동물에 대한 실험도 있다. 물이 삼분의 이 정도 채워진 캄캄한 독 안에 갇힌 쥐와 같은 조건임에도 한 줄기 빛이 비취도록 된 독 안에 갇힌 쥐에 대한 실험이다. 캄캄한 독 안의 쥐는 3분을 견디지 못하고 죽었다.
 

그러나 빛이 비취는 독안의 쥐는 36시간을 견뎠다. 다른 결과를 만드는 요소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바로 희망과 절망이었다. 
 

고진감래라는 말처럼 고난 뒤에 맞보는 행복은 그 무엇보다 크다. 봄기운은 추운 겨울 다음에 오기 때문에 더욱 따스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하늘의 별은 어두운 밤하늘에서 더욱 빛나듯이 삶의 어려움 뒤에는 더욱 행복한 순간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 때문에 내일의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그러나 봄도 여름에 자리를 주고 물러난다. 영원한 행복도 절망도 없다는 의미이다.
 

봄을 느낄 사이도 없이 곧 계절은 바뀐다. 다시 우리에게 지속적인 행복은 없다.
 

그게 자연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삶의 자세다. "그대 떠난 봄처럼 하얀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에 하얀 목련은 진다."라는 하얀 목련의 노래 가사처럼 절망 뒤에 행복이 찾아오지만 영원한 행복도 곧 사라질 수 있다는 것 또한 잊지 않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경영지도사 임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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