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목요사색
노블레스 오블리주양충석 대한설비건설협 충북도회 사무처장
양충석  |  webmaster@ccdaily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04.08  19:57:38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충청일보]지금부터 약 30여 년 전인 1980년대 초 학창시절, 학교 도서관 신문에서 이 단어를 처음 접하고 사전을 찾아 그 의미를 알고는 세상에 이렇게 고귀(高貴)하고 심오한 의미를 지닌 말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놀람과 희열로 필자는 형용할 수 없는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었다.

바로, '높은 신분에 따르는 도덕적인 의무와 책임'이란 뜻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단어다.
 

1982년 4월, 포클랜드전쟁으로 연일 신문과 방송에서는 뉴스특보로 전쟁소식을 전했고,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것이 영국 앤드루 왕자가 전투헬리콥터조종사로 전쟁에 참여했다는 기사였고, 그 기사를 다루며 썼던 단어를 필자는 처음 본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1979년 10·26사태와 12·12군사 쿠데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으로 국가계엄령이 선포돼 대학교는 무기한 휴교령이 내려졌고, 국가의 앞날이 풍전등화(風前燈火)같은 혼돈의 연속이었다.

과연 우리나라라면 가능이나 한 일인가. 어떻게 왕자가 전투에 나가 싸운단 말인가.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졌으니, 현역 공군 부사관으로 주경야독(晝耕夜讀)을 하며 아직은 개인인성과 사회가치관은 물론 국가정체성마저 형성되기 전의 나이였기에, 그 신선한 충격은 폭포수 같은 큰 울림이었고 과히 메가톤급으로 다가왔다.

그런 슬픈 연유로 지금까지도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말이기도 하다.

지난 겨울 아침운동을 하며 라디오를 들으니, 존 케리 美국무장관이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해 사우디에 조문(弔問)을 간 사이, 보스턴 시(市) 집 앞에 눈을 안 치웠다고 시민이 민원을 제기해 50달러의 벌금을 냈다고 한다.

나랏일을 한다고 예외는 없으며 선진국가일수록 기초질서조차 위반하면 봐주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 세월호 사고는 거액의 보상금을 알량하다 치부하고, 해결한답시고 나선 국회의원은 대리기사를 폭행하고, 국영기업체 대표는 비자금이나 조성하고, 군(軍) 장성이란 자(者)들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방위산업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

죽일 X들. 이 나라가 뉘 나라인가. 30여 년 전에 느꼈던 한 젊은이의 그 큰 충격에는 아직도 변화가 없으니 또 30년 후를 기약해야만 하는 것인가.

우리 조상들의 화랑도 기개와 대쪽 같은 선비정신, 교육의 근간인 충효사상은 어디로 간 것인가. 화창한 봄날, 화사한 꽃소식과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암울한 다갈색으로 다가온다.

양충석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