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윤 건양대 병원경영학과 교수]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약 5000만 명이다. 이런 나라에서 청년 실업자가 100만 명이 넘는다는 것은 중대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제적으로는 중요한 사회적 자원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고 갈등적 측면에서 본다면 이들은 언제든지 미래의 저항세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실제로 사회가 안정되지 못한 나라에서는 청년 실업자들이 사회혼란을 주도하는 핵심세력으로 기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회학자들은 실업자 집단이 기존 사회체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중요한 변수라는데 이견이 없다. 때문에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지도 않고 청년 실업자 수가 계속 증가한다면, 무슨 불행한 일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정부와 대학, 그리고 청년 실업자 본인들이 깊은 고민과 유기적 협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우선, 정부는 실업자대책에서 발상의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 언론에서도 계속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행정인턴제와 같은 단기 비정규직의 양산은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글로벌 경제체제 속에서는 능력에 의해 고용과 퇴출이 자유로운 유연노동제가 확립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일반 기업에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공기업부터 치열하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중동에나 가라는 식의 제3자적 관점의 취업대책은 청년실업자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들의 불만만 살 뿐이다.

진정으로 청년들의 해외취업을 원한다면 정부가 나서서 공식적으로 해외취업을 알선하고 해외에서의 안정된 직장생활을 보장해야 한다. 다음으로 대학은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는 거품을 뺄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세계적으로 학력 인플레이션이 가장 높은 나라다. 4년제 대학교육을 습득할 수 없는 많은 청년들이 적당히 시간만 때우고 졸업장을 받은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은 고도의 전문지식과 창조적 기술력도 없으면서 4년제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힘들거나 어려운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4년제 대학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통해 수준에 미달하면 3년제 기술 중심 대학으로 과감하게 변경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대학생들에게 학점을 퍼주는 대학이나 교수들부터 사회로부터 퇴출시키는 혁명적 조치가 필요하다. 정부는 일손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으로 대학생 취업을 유도하는 대학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혁신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청년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업은 본질적으로는 본인 책임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취업과 실업은 개인의 자발성을 전제로 하는 사회적 메커니즘이다.


 한국은 비교적 충분한 일자리를 공급하는 훌륭한 나라다. 청년들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가치관과 자기 과신을 극복해야 한다. 또한 성년이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스스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람의 기본적인 도리라는 책임의식도 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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