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 며칠 전, 육거리를 가려고 일신여고 부근을 지나는데 흰지팡이를 짚은 시각장애인이 슈퍼마켓이 어디냐고 물었다.

지팡이를 이용해 어렵게 걷는 것이 안쓰러워 앞에서 이야기하며 안내했고, 도착해서 출입문을 열어주니 무척 고마워했다.

지난달 20일은 35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얼핏 장애인들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해소하고 국민의 이해를 제고하기 위해 제정됐고,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이 된 이유는 4월이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재활 의지를 드높이기 위한 의미라고 한다.


 (주차질서부터 확립해야)
 

 많은 장애인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불편하게 하는 문제점은 많다.

길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을 자주 본다. 주차된 차 사이를 빠져 다니는 모습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서라도 주차질서부터 확립해야 한다.

심지어는 인도(人道)에 까지 주차를 하고, 물건을 상점 앞에 내놓기도 한다.

이런 몰지각한 사람들에겐  양심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엄중하게 계도하고 단속해야 하겠지만 웬일인지 관리가 느슨한 것 같다.

'장애인·비장애인 바른 표현 사용 캠페인 선포식'을 보고 장애인에 대한 바른 표현도 알았다.

전에는 많이 쓰던 '장애우, 장애자'라는 말이 맞는 표현인 줄 알았는데, '장애인'으로, '일반인, 정상인'은 '비장애인'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른 표현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관심을 가지니 관련 방송도 보이고 들린다.

라디오에서 닉 부이치치라는 호주 청년 이야기를 듣고, 인터넷 검색을 하니 동영상까지 나와 있었다.

닉 부이치치는 사고로 팔다리를 잃은 것이 아니고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었다.

작은 발만 달려있는데 한 쪽 발에만 자그마한 두 개의 발가락뿐이니, 그의 삶이 얼마나 어려웠을까 상상조차 힘들다.

우울증에 시달리고, 10살 때부터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새 출발했다.

어머니가 보여준 중증장애를 극복해나가는 신문기사를 보고 결심을 하게 됐고, 17세가 되던 해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비영리단체인 '사지 없는 인생' 대표로 희망전도사가 된 장면을 보며 큰 박수를 보냈다.


 (명언을 되새기며)


 언젠가 손가락 하나를 다쳤을 때도 아프고 불편했다.

나 자신이 나태함을 알았고,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도 부족하다 하고, 타인과 비교하며 상대적인 열등감에 사로잡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는 팔다리가 없어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우리보다 훨씬 사회에 기여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

닉 부이치치의 명언을 되새기며 삶을 더욱 긍정적이고 진취적이고 감사하는 태도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짐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보다,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세요.스스로 한계를 정하지는 말아요,나는 날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합니다. 완벽한 나무와 꽃이 있나요? 우리는 모두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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