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훈 충북대 교수

 도시환경이 점차 다변화되고 복합화되면서 정주공간의 특성이 제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얼마전 까지만 하더라도 우리의 도시는 어디를 가는 대동소이하고 심지어는 사진상으로 보면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자체는 물론 주민의식의 향상 그리고 도시를 새롭게 거듭나게 하려는 재생개념의 도입으로 우리의 일상적인 공간은 많은 변화를 야기시키고 있다. 각 지역마다 고유 성격을 드러내게 하거나 혹은 창의적인 사고를 통한 다름을 창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역이나 장소의 기능에 기인한 모습이지만 보여 지는 이미지 혹은 경관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경관이란 우리가 생활하는 사회문화적 속성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배어나 있는 삶터의 모습을 일컫는 것을 기원으로 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개념으로 오래된 도시를 보면 동일한 지역에서 동일한 문화 속에서 형성된 모습은 조화와 통일은 물론 시각적인 편안함을 주는 것이 보편적이다. 따라서 현대의 경관의 의미도 인공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시간의 흔적 속에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보편적 개체성 확립에 목적을 두고 있다. 보편적 개체성은 이태리 베니스, 영국의 런던, 프랑스 파리처럼 기본적인 도시 형태적 공통사항이 있고, 각기 소지역의 특성과 건축물의 기능을 바탕으로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마치 학창시절 운동회때 각자의 소속감을 위해 통일된 옷을 착용하는 것과 유사한 이치다. 소속의 명칭이 쓰여있거나 혹은 약속된 색깔로 통일시킨 상의를 착용하고 모임에 참석한다. 이때 하의는 다양한 의복을 입게 하더라도 상의가 통일돼 한자리에 모이면 소속감을 가지는 보편적 요인이 되지만 자세히 보면 하의의 다양함의 각각의 개체성을 보이는 것과 같은 의미인 것이다. 도시의 모습이 일관되도록 함은 물론 한 지역에서 형태적 정체성을 창출하게 한다. 이는 마치 그림의 배경역할을 담당해야 하고 몇몇의 공공성을 가지는 시설과 건축물이 적절하게 위치함으로서 강조 혹은 상징적인 도시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지역의 고유한 성격을 파악하고 이를 형태적 언어로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나 지역이미지를 구현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합치된 의견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래야 동의를 통한 공동의 목표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합의에 의해 도출된 이미지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통일된 형식의 기준이나 지침으로 작성돼야 한다.  셋째, 통일된 언어로 정리된 형식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동의 노력을 통해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전문가의 역할 및 지방정부의 지원이 필요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도시경관의 주체는 주민이기 때문에 이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지자체의 지원 및 교육이 바탕이 돼야 하고 나머지 경관을 형성하는 주체는 철저하게 주민의 힘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거이야 말로 지속가능하고 자연스러운 경관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지중해연안의 보석 산토리니섬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도 지역만의 산토리니 섬의 경관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