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시부 10여년 돌본 임은하씨
오늘 어버이날 행사서 정부 포상

 

[충청일보 나봉덕기자] 지난해 10월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으로 놀러 간 임은하씨(41·여·사진)는 늦가을 차가운 바람이 불자 시아버지의 손을 더욱 꼭 잡았다.

치매를 앓는 시아버지가 혹여 다른 곳으로 갈까 놀러 온 내내 놓지 않은 손이었다.

꽉 잡은 손에선 시아버지의 온기가 느껴졌다. 친아버지한테 느낄 수 없는 온기였다. 30대 초반 등산을 갔다 사고로 세상을 떠난 친아버지에게 임씨는 무뚝뚝한 맏딸이었기 때문이다.

7일 만난 임씨는 친아버지 이야기를 하다 눈시울을 붉혔다. 정부 포상 대상자인 임씨는 8일 열리는 43회 어버이날 기념행사에서 상을 받는다. 24살 이른 나이에 결혼해 10여 년 동안 치매를 앓고 있는 시아버지를 모신 공로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우록길에서 거주하는 임씨는 동네 며느리로 통한다. 시아버지 뿐 아니라 동네 노인들이 먼 곳을 올 때 바래다주는 등 심부름을 도맡아 하기 때문이다.

현도면새마을부녀회원으로 월 2회 반찬을 만들어 홀몸노인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지난해 지역 운동회에 참여해 받은 윷놀이 1등 상금을 기부하자는 의견을 앞장서 냈다. 상금은 홀몸노인의 내복 구입비로 쓰였다.

사슴의 친구라는 뜻을 가진 동네 이름처럼 임씨는 동네 주민들의 친구이자 며느리인 셈이다.

지난 3월 서예대회에서 입상한 임씨의 호도 우록이다. 서예를 20년 동안 하면 강사 자격이 주어진다. 임씨에게는 20년 동안 서예를 해 남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꿈이 있다.

임씨는 자신의 효행과 선행을 자식들에게도 물려줬다. 큰딸 안다영양(19)과 작은딸 다빈양(17)을 현도복지회원으로 가입시켰다. 보고 배우는 것보다 직접 실천해야 한다는 게 임씨의 교육철학이다.

남들에게는 효행며느리로 통하지만 임씨의 자랑거리는 작다. 삼시세끼를 한 끼도 거르지 않고 시아버지·시어머니와 함께 한 것이다.

임씨는 "시아버님이 점점 나아져 걸음을 걸을 수 있을 때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남들도 다 하는 걸 칭찬 받으려니 부끄럽다"며 "그동안 옆에서 버팀목이 돼 준 시어머님이 더 고생하셨다. 자식들을 결혼시켜 시부모님께 증손자·증손녀를 보여주고 싶다"고 겸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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