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자신이 집필한 '트랜드 코리아 2015'에서 감각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고 했다.
 

과거에 우리는 눈과 귀 위주의 감각을 주로 하는 삶을 누렸지만 인터넷과 SNS에 의해 수없이 전달되는 엄청난 정보와 수없이 쏟아지는 물질로 인해 감각이 주는 삶의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눈으로 보고 귀로 듣던 감각의 주체가 이제는 냄새와 촉각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면서 오감만족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감각에 많이 의존하면서 살던 인간이 사회의 변천에 의해 감각의 패턴도 변화하면서 후각과 촉각, 미각 등의 감각을 쫒는 경향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후각은 기억을 좋게 하면서 치매치료와 예방에 좋다고 하며 촉각은 원초적 감각으로 창의성을 길러주는 효과를 낸다고 한다.
 

이처럼 감각의 새로운 패턴과 오감만족의 시대는 분명 우리 농업에서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축사에 클래식 음악을 틀어 주거나 시설하우스에 좋은 음악을 틀어줘 열매채소에 영향을 주는 농법과 축사 주변에 아름다운 꽃을 심어서 가축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농법 등은 많이 활용돼 왔지만 아직 오감이 농업에서 전반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극히 드믄 사례일 것이다.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불신 풍조는 모든 사람들이 어느 물건이나 정보를 믿지 못하는 시대가 되고 그런 소비자들은 본인들이 직접 해보거나 참여하려는 욕구로 분출되면서 농업현장에서도 체험, 관광, 교육 농장 등 소비자 참여 형 농업 프로그램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제정 공포된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육성하는 도시농업은 도시민들에게 농업과 농심을 알게 하고 농업현장 참여를 부추기게 되면서 소비자 참여 형 농업의 발전을 이루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농장에서의 체험을 통해서 창의성과 인성을 기른 아이들은 자신의 뿌리와 부모님에 대한 효를 더 잘 알게 될 것이고, 장 체험을 하는 도시 주부들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담근 장으로 가족들의 건강을 챙긴다는 자부심으로 건전한 도시가정을 이루는 모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오감만족의 시대와 함께하는 농업의 전성시대를 열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체험과 교육, 참여 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프로그램에 오감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과제를 발굴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화향기 축제. 청국장과 함께하는 팜 파티, 들국화와 함께하는 농장 투어, 농장사진촬영대회, 그림그리기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해야 한다.
 

집 밥에 열광하는 사회를 보면 이미 우리사회 전반에 오감만족의 현상들이 젖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사회적 변화를 농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농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농업인과 도시민이 함께 하는 농업에 오감만족의 프로그램을 개발 접목하는 것은 농업 발전에 커다란 이정표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윤명혁 청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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