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명성기구가 전국 중·고교생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반부패 인식' 조사결과 청소년들의 '반부패 인식지수'가 10점 만점에 6.1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사 항목 가운데 "나는 감옥에서 10년을 살아도 10억원을 벌 수 있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항목에는 17.7%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는 2002년 조사 결과 16.8% 보다 소폭 높아진 것이다.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 부자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항목에 정직이 더 중요하다고 답한 청소년은 45.8%에 그쳤고 22.6%는 '부자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내 가족이 권력을 남용하거나 법을 위반해서라도 부자가 되는 것은 괜찮다" 라는 항목에는 17.2%가 '그렇다'고 대답했으며 "나를 더 잘 살게 해줄 수 있다면 지도자들이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괜찮다" 라는 질문에는 절반을 넘는 56.1% 만이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학생회장에 당선되기 위해 간식이나 선물을 주는 것은 안된다"라는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학생은 절반도 않되는 42.6%에 불과했다.


"누군가가 범죄나 부패를 저지른다면 나는 이를 해당 기관에 알릴 것이다"라는 질문에는 53.2%만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과는 우선 준법, 도덕 교육이 얼마나 엉망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응답자의 87.4%가 반부패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대답해 학교 현장에서 반부패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지도층의 부패가 만연해 있고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 있는 사회에서 청소년들에게만 청렴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좋은 직업을 가져 돈만 많이 벌면 된다고 가르치는 부모에게서 자녀들이 무엇을 배우겠는가. 장기적인 차원에서 관계 당국과 사회단체, 가정, 학교가 힘을 모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에 나서야 한다.


먼저 본보기가 돼야할 기성세대의 의식 개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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